위기의 삼성 반도체…'수장 교체'로 분위기 반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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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 반도체…'수장 교체'로 분위기 반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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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DS 부문 적자 '15조' 육박…구원투수로 전영현 부회장 투입
'HBM·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과제…삼성전자 "위기 극복 기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 부문 '수장 교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 환경 속에서 주력 사업의 위기감이 커지자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새 반도체 수장이 현재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경쟁사를 압도할 '초격차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고 있던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 사업 부서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에 위촉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에는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이 임명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통상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12월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장 교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반도체 사업 재정비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매서운 한파를 겪었다. 이 회사의 DS 부문은 지난해 15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IT 수요 위축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영향이다.

DS 부문은 올해 1분기 1조9100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지만, 삼성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위기감은 여전하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성장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긴 점이 위기감이 고조된 배경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의 선두주자는 53%의 점유율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8% 수준에 그쳤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에 4세대 제품 HBM3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지난 3월부터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했고, 12단 제품 역시 인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시장 개화가 늦을 것이란 판단에 HBM 투자를 줄인 삼성전자와 달리 꾸준한 투자로 기술 개발 등에 매진한 점이 시장을 선점한 배경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HBM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온 SK하이닉스의 HBM 사업이 최근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선 업계 1위 대만 TSMC와의 격차 해소라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는 49.9%P다. 직전 분기 45.5%P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시장에선 전 신임 DS 부문장이 삼성 반도체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메모리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영현 DS 부문장은 전자공학을 전공한 메모리 엔지니어 출신으로 보수적 성향의 기존 DS 부문장과 달리 신 기술의 선제적 개발과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는 우선적으로 HBM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한편 수율 향상에 주력하는 동시에 파운드리 실적 개선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도 전 DS 부문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영현 DS 부문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등의 사업을 성장시킨 주역"이라며 "그동안 축적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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