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이크쉑·슈퍼두퍼와 점유율 경쟁 이겨내야
![오픈 전부터 파이브가이즈 강남점 매장 앞에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사진=안솔지 기자]](/news/photo/202306/549425_457305_1610.jpg)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가 한국 상륙 첫날 '오픈발'을 제대로 받았다. 오픈 첫 날인 26일에는 영업 시간인 오전 11시가 되기 전부터 약 200m가량 대기줄이 생기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이날 오전에만 700여명의 고객이 운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화갤러리아의 파이브가이즈까지 문을 열면서 강남 한복판에서는 SPC 쉐이크쉑, bhc 슈퍼두퍼까지 3개 미국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 경쟁상대 없다 자부...파이브가이즈의 도전
파이브가이즈는 199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햄버거 브랜드다. '신선함'을 브랜드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어 파이브가이즈 매장에는 냉동고,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다. 패티와 생감자는 땅콩기름에 튀겨내는 것이 특징이다. 쉐이크쉑, 인앤아웃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버거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면서 한국에도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온 것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다. 브랜드 유치부터 론칭까지 직접 진두지휘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식음료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만큼 김 본부장이 파이브가이즈를 통해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앞으로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의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국내 매장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경쟁사들이 국내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현지화 메뉴를 내놓는 데 반해, 현지의 심플한 메뉴 라인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세계 모든 매장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파이브가이즈의 기본 햄버거 메뉴는 총 8종인데, 버거에 들어가는 15가지 토핑을 무료로 제공해 25만가지의 버거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고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나만의 버거'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현지화 메뉴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강남역에 있는 많은 버거를 여러 차례 먹어 봤는데 경쟁 상대로 느껴지는 곳은 없다"며 파이브가이즈의 성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 쉐이크쉑·슈퍼두퍼 존재감 넘어설까
파이브가이즈가 화제를 모으며 국내 진출에 성공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강남역 한복판에 1호점 매장을 오픈하면서 이미 SPC 쉐이크쉑, bhc 슈퍼두퍼 등 국내 프리미어 버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존 브랜드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쉐이크쉑은 지난 2016년 미국 3대 버거 중 국내에 가장 먼저 진출한 '터줏대감' 브랜드다. 쉐이크쉑 강남점 매장 오픈 당일 1500여명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현재 쉐이크쉑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5%에 달하며, 국내 1호점인 강남점은 전세계 쉐이크쉑 매장 가운데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장 수도 7년 만에 25개까지 늘었다.
슈퍼두퍼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지난 2022년 국내에 첫 발을 내딛었다. 슈퍼두퍼 역시 오픈 닷새 만에 버거 5000개가 팔려나가고 매장 방문 고객 수도 1만명에 달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강남점, 홍대점, 코엑스 스타필드점 등 현재 총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세 곳을 합쳐 일 평균 3000개가량의 버거를 판매하며 꾸준히 매출도 내고 있다. bhc는 연내 1~2개가랑의 슈퍼두퍼 매장을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기존 프리미엄 버거들이 이미 시장 파이를 단단히 쥐고 있는 상황에서 파이브가이즈가 얼마나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 지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프리미엄 버거를 하나의 '요리'로 인식하고 2만원대의 가격을 아끼지 않는 젊은 세대가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불황 등이 이어지면서 젊은 층의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
'프리미엄 버거'라는 이유만으로 흥행이 보장되던 시기도 이미 지나갔다. 실제로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이안GT의 '굿스터프이터리'는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개점 5개월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는 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오픈 초기의 관심도를 잘 이어가는 동시에 비슷한 곳에 입지한 경쟁사 고객들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 지가 향후 시장 안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