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문재호 기자 | 세계적인 재물보험사가 국내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국내 사업을 어떻게 전개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제 금융 전문지 유로머니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 재물보험사 '팩토리뮤추얼인슈런스컴퍼니 글로벌(FM글로벌)'이 14일 오전 10시 30분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진출을 선포했다.
한국 지점 설립 기념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짐 갤로웨이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 수석 부사장과 심용주 FM글로벌 한국지점 대표가 참석해 회사와 향후 비전을 소개했다.
FM글로벌은 지난 25년간 한국의 보험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보험 고객의 자산 보호를 지원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상업용 자산, 제조시설 및 인프라 등 재해에 따른 비즈니스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총 인력 5600명 중 엔지니어링 인력이 1930명에 달하며 이들은 고객이 보험 가입을 희망하는 재물·재산을 위험 측정과 확인을 거친다.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계측하면, FM글로벌은 해당 위험을 토대로 해당 재물·재산 보험료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FM글로벌 측은 2022년 기준 한화로 잉여자금 약 23조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포춘 1000대 기업 3분의 1이 FM글로벌 고객사로 평균 계약 유지기간은 21년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사진=문재호 기자]](/news/photo/202302/531591_437506_1013.jpg)
이날 FM글로벌의 중점 사업, 구체적인 향후 계획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주목을 받은 건 네덜란드 ING생명, 독일 에르고다음, 독일 알리안츠생명, 영국 PCA생명, 미국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손해보험사가 2020년 한국 시장을 떠나고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보험사 가운데 기업상품 취급 보험사가 시장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등의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진출한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심용주 FM글로벌 한국 지점 대표는 "한국에 있는 기업들이 글로벌화 되면서 선제적인 손실 예방 프로그램 도입을 굉장히 절실하게 요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궁금증을 낳았던 FM글로벌의 중점 사업, 구체적인 향후 계획 질의에는 "밧데리·제약·화학 기업들과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들이 많이 있기에 다가서서 FM글로벌의 철학과 신념을 고객에게 납득시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시장의 궁금증을 낳는 건 이날 FM글로벌이 한국 진출을 선언했음에도 당장의 구체적인 매출, 주타겟층 공략, 시장 안착 전략 등과 같은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는 점이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다드'에 초점을 맞춰 국내 기업과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지만 정작 삼성전자나 LG화학 등은 국내에서도 해당 사업기반이 상당하고 최근에는 태풍과 지진 등의 천재지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 시장 진입에 대해 더 진지한 접근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FM글로벌을 대상으로 미국 소재 삼성공장 손해배상액 일부만 보상한 부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을 지적하는 질의에 짐 갤로웨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와의 소송이 FM글로벌 국내 사업 전개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FM글로벌이 미국에서 그랬듯 우리나라에서도 보험상호회사 형태를 유지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보험회사는 보험업법에 근거해 생명보험회사 24개사, 손해보험회사 14개사가 영업을 하고 있고 대다수가 주식회사 형태다. 보험업법에는 주식회사와 상호회사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상호회사 형태가 없다.
주식회사는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하고 상호회사는 이익을 계약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준다는 차이가 있다.
국내 상장 생명보험 주식회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4개사가 있고, 상장 손보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코리안리 8곳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상호회사가 설립된 적이 없다. 국외 보험상호회사로는 미국 매사추세츠뮤추얼생명보험(매스뮤추얼), 캐나다 고어뮤추얼, 덴마크 티리그(Tryg) 등이 있다.
세계 최대 글로벌 재물보험사 FM글로벌이 이같은 시장의 우려를 딛고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