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0억원 기부한 미국의 숨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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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0억원 기부한 미국의 숨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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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4월 24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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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여개 대학에 6천850만달러(약 920억원)의 거액을 기부한 숨은 천사는 과연 누구인가?

인디애나주 퍼듀대, 뉴저지주 몽클레어주립대, 서던 미시시피대 등 최소한 13개 대학이 잇따라 익명의 기부금을 받아 기부자의 신원을 두고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7주 동안 비밀스런 방식으로 미국 대학들에 기부된 액수는 총 6천850만달러에 달한다. 기부액은 100만달러에서 1천만달러까지 각기 다르다.

모두 법률회사나 중개인이 대신 기부했고, 대학측이 기부자의 신원을 밝히려고 나서지 말라는 매우 이례적인 조건이 달려 있다.

단 이 기부자는 여자 총장을 둔 대학에만 기부를 했다. 미국 대학 총장 중 23%만이 여성이므로 기부금을 받은 12개 대학이 모두 여성 총장일 확률은 5천만분의 1로 희박하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려운 대목이다.

역시 여성 총장을 뒀고, 13번째 기부대상자로 보이는 미시간주립대는 23일 1천만달러의 익명 기부금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뉴욕 록펠러자선자문위원회의 최고경영자인 멜리사 버먼은 "여성이 대학에 가는 게 당연시되지 못한 시대에 성장하고, 여성 지도자가 여성의 잠재력을 실현시키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느끼는 여성일 수 있다"고 기부자의 신원을 점쳤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클렘슨대학의 개발 담당 브라이언 오루크는 "대학의 여성 총장들이 성공적이기를 바라는 일단의 고위직 여성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기부자가 여성일 것이라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기부자가 추문에 휘말린 사람이어서 대학측을 곤혹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신원을 감추려고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됐지만, 추문에 휘말린 사람이 익명의 기부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박이 따랐다.

토크쇼 주인공 오프라 윈프리와 부동산 귀족 레오나 헬름즐리 부동산도 거론됐으나 당사자측에서 모두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익명의 기부에 대해 ▲ 다른 자선기관들의 기부 요청과 가족 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혹은 개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프라이버시 ▲ 기부자의 선물보다 기부받는 대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 고결성 ▲ 기부받는 대학이 감사 행사를 마련하고, 기부자와 이해충돌이 생길 수 있는 여지를 없애기 위한 배려 ▲ 기부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진실게임을 즐기려는 재미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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