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맥주는 크림거품? 소비자들 '무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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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맥주는 크림거품? 소비자들 '무슨 소리'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08일 0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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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엔젤링' 두고 업계 '갑론을박'… "공정이 좌우"
   
 

'좋은 맥주인지 아닌지는 잔을 비워보면 알 수 있다' (아사히 맥주 광고카피)

국내 맥주업계에 때아닌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판매하고 있는 日 아사히맥주가 최근 맥주의 거품으로 품질을 가늠할 수 있다는 식의 마케팅을 펼친 것이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는 한∙일 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른 공정차이가 맥주거품을 달리 만들어 냈을 뿐이라며 롯데아사히 측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맥주거품이 잔의 청결도와 기온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좌우된다는 의견도 나와 롯데아사히를 코너로 몰고 있다.

◆ "고분자 단백질, 거품 상태조절 얼마든지 가능"

7일 맥주업계에 따르면 롯데아사히는 배우 차승원을 모델로 기용한 아사히맥주 광고를 신문, 방송 등 각 언론에 게재하고 있다. '좋은 맥주인지 아닌지는 잔을 비워보면 알 수 있다'며 맥주잔에 남는 거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롯데아사히는 크림형태의 맥주 거품띠를 '엔젤링'으로 명명, 품질이 좋은 맥주의 증거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거품이 맥주잔에 남아야 양질의 맥주라는 얘기다.

국내 맥주업계의 의견은 달랐다. 맥주 제조공정에서 얼마든지 맥주거품의 밀도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는 반론이었다.

한 관계자는 "맥주의 거품 형성력은 거품을 형성하는 고분자 단백질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며 "고분자 단백질의 함량에 따라 거품의 상태조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는 맥주의 혼탁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일본 소비자들의 경우 맥주의 혼탁이 자연적으로 발생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율이 높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맥주 혼탁에 불만을 제기하는 비율이 높다"며 "때문에 국내 맥주 제조사들은 대부분 맥주제조공정에서 거품의 형성뿐 아니라 청정도를 연장시키는 공정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혼탁도는 맥주 특유의 맛을 결정하는데 혼탁도가 높을수록 걸쭉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은 상쾌하고 톡쏘는 쪽의 선호도가 강할뿐더러 시각적으로 맑은 술을 선호해 맥주의 혼탁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하우스맥주)협회 차보윤 회장은 "기술적으로 맥주거품은 얼마든지 부드럽게도, 반대로 잘 생성되지 않게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며 "거품을 맥주의 품질잣대로 해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맥주) 잔의 상태나 현장온도, 유통조건 등 여러 가지 외부요인이 복합적으로 거품의 상태를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아사히는 제품 '신선도'가 거품형성의 관건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신선도와 퀄리티에 초점"

한 관계자는 "맥주의 신선도가 유지돼야 미세한 거품입자인 '엔젤링'이 만들어진다"며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신선도와 퀄리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차보윤 회장의 앞선 발언에 대해서는 수긍했다.

그는 "아사히 맥주의 '엔젤링'이 광고처럼 그대로 나오기 위해서는 잔의 청결상태나 따르는 방법, 기온 등의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며 "아사히 맥주의 콘셉트인 부드러운 거품은 마니아들 사이에 이미 알려져 있다. 우리(롯데아사히) 입장에서는 이것을 이용해 홍보효과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 맥주의 제품특성에 맞는 신선도의 상징으로 '엔젤링'이 생성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타 업체 맥주와 비교조건 자체가 다른 까닭에 롯데아사히가 맥주거품과 품질을 연결시키는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소가 새 나왔다.

직장인 장모씨는 "맥주거품이 부드러우면 좋은 재료를 사용한 고급맥주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며 "개개인의 입맛에 따라 마시는 맥주가 가장 맛있는 맥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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