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불황…코로나19로 보릿고개 넘는 호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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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불황…코로나19로 보릿고개 넘는 호텔가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3월 21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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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70~80%, 메르스 때보다 힘들어…가격 방어하며 혜택 추가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국내 주요 호텔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례없는 극심한 불황에 긴축 경영에 나섰다. 공실률만 놓고 보면 2015년 메르스, 2017년 사드 때보다도 피해가 극심하다는 곡소리가 나온다.

서울 도심 고급 호텔들은 레이트 체크아웃, 객실 1+1 등 각종 혜택을 얹은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비대면(언택트·Untact)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 수준이었던 1월 말까지만 해도 '예약률에 큰 변화가 없다'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등 낙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일부 확진자 동선에 호텔이 오르내리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모든 호텔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투숙객을 응대하고 있으며 방역과 소독 강도도 높였다.

그럼에도 서울 시내 호텔들의 공실률이 70~8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었던 크라운파크호텔 명동, 호텔 스카이파크 명동 1~3호점, 스타즈호텔 명동2호점, 라마다 동대문 등이 최근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5성급인 그랜드 워커힐 서울도 한달 간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호텔의 주요 수익원인 식음업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아리아', 롯데호텔 잠실점 '라세느'가 주중 영업을 임시 중단했다. 롯데호텔 서울 '피에르바'도 휴업에 들어갔다.

롯데호텔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한화 더플라자호텔 등은 자율적 무급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롯데호텔은 더 나아가 내달부터 신청자에 한해 1개월간 70% 월급을 보장하는 유급 휴직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럭셔리'를 지향하는 고급 호텔들의 경우 단기적인 실적을 위해 할인을 하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이에 일부 호텔들은 객실 가격 '방어선'을 지키면서 레이트 체크아웃, 객실 1+1 등 혜택으로 발길을 붙잡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치얼 유 업' 패키지다. 스카이 라운지 또는 객실 내 조식, 레스토랑의 스페셜 코스 메뉴 2인, 오후 1시 얼리 체크인, 리워즈 포인트 1000점이 포함된 패키지를 20만2000원에 내놨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 지 모르고 해외 확진자가 늘어 관광객이 줄고 내국인들도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가 되면서 가장 힘들었던 사드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봄 패키지 상품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온화해진 날씨와 함께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봄이면 호텔가는 '꽃놀이' '감성' 등이 강조된 패키지를 선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는 장기간 '집콕'으로 힘들었던 마음을 호텔에서 날려버리자는 취지의 패키지가 쏟아지고 있다. 감염을 우려하는 고객들을 위해 뷔페 조식이 아닌 룸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늘었다.

제주신라호텔은 위해 한적한 자연에서 트래킹을 하며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신라 포 유' 패키지를 출시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비스타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는 객실에서 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였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은 탁 트인 한강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한강뷰 스탠다드 객실 1박과 함께 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룸콕 패키지를 내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객실 가격을 내리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라며 "호텔 업종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분위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최대한 할 수 있는 선에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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