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쿡' 저질서비스 '시설노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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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쿡' 저질서비스 '시설노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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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인터넷 먹통…AS'함흥차사' 배상 '법대로'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지난 19일 오전 8. 사무실로 출근한 기자는 평소와는 사뭇 다른 냉랭한 공기로 인해 눈치를 보며 자리에 앉았다.

 

인터넷이 문제라는 후배기자의 귀띔이 있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터넷이 두절, 사무실 전체 PC가 장시간 '놀고' 있었던 것이다.  

 

불만 어린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인터넷신문사'가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 구성원들을 '패닉' 상태에 빠뜨리는 충분한 조건이 된다.

 

KT고객센터는 물론 인근 KT지국에 전화를 걸기도 수 십 여 차례. 하지만 조속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항의전화' 횟수와 싸늘해지는 공기만이 정비례할 뿐이었다.  

 

오전 10시를 넘겨서야 KT A/S기사는 모습을 드러냈다. 전문가의 손길이 닿아서인지, 사무실내 인터넷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이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밀렸던 각자의 업무를 진행하기에 바빴다. 발생된 무형의 피해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저 '어쩌다 운이 없어서 생긴 일' 쯤으로 여겼을 뿐이다. 그러나 '어쩌다 운이 없어서 생긴 일''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일'로 바뀌는데 까지는 채 24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튿날(20) 오전 8. 한층 더 혹독해진 냉기가 사무실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한 사무실 직원은 말 없이 기자에게 컴퓨터를 지목했다. 인터넷이 또 말썽이었다.

 

그런데 KT측은 고장신고를 접수 받고도 2시간이 넘도록 '함흥차사'였다. 구성원들의 얼굴은 그로부터 1시간 동안이나 더 굳어있어야 했다. 어제의 대기 기록을 깨는 순간이었다. 무형의 피해를 생각할 겨를이 생겼다는 얘기다.

 

뒤늦게 도착한, 어제와 다른 A/S기사 A씨의 얼굴에도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나오는 화를 가까스로 누른 기자는 인터넷 복구를 마친 A씨에게 애써 태연한 어조로 물었다. KT라는 나무의 '몸통'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잎사귀' 격인 일개 직원은 잘못이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기자 : "이러한 인터넷 장애가 또 발생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A : "."

 

군더더기 없는 솔직한 그의 말이 오히려 담백하게 다가왔다.

 

기자 : "그렇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사용자 입장에서 불안해서 쓸 수 없지 않겠습니까?"

A : "죄송합니다. KT가 건물에 있는 (인터넷 관련) 장비를 새로 교체해야 합니다. 장비노후가 문제입니다."

기자 : "장비는 물론 고가겠죠?"

A : "……"

 

'데자뷰'가 일어난 듯 구성원들은 바삐 업무에 착수했으나 기자에게는 수많은 궁금증이 밀려왔다.

 

KT의 대고객 서비스가 이토록 느린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사, 투자사 등 매시간, , 초 단위로 업무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회사에서 이번 사고를 당했다면 그 손해배상을 KT가 책임질까? 보고를 받은 KT가 장비를 교체할까?

 

의문해소 차원 겸, 취재 겸 KT 본사에 확인전화를 걸었다.

 

한 관계자는 "불편을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서비스가 느렸던 것 같습니다."

 

그는 "피해자가 손해를 입은 것에 대해서는 KT가 알아서 배상을 해 주는 것이냐, 아니면 법적인 소송을 걸어야 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소송을 걸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 시간만큼은 월 인터넷요금에서 빼준다"고 덧붙였다. 장비교체 여부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에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를 받아 든 기자에게 선배기자 하나는 이렇게 말했다. 

 

"KT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 우리 같은 피해자가 한둘이겠느냐? 그나마 우리는 어디에 항의해야 하는지 알고나 있지.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한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답답하겠냐? 인터넷 사용과 관련해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함을 몸소 경험했으니 좋은 기사 나오겠지(쓸 수 있겠지)?"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찾았다. '상담현황조회'항목을 선택한 뒤 키워드 입력란에 '' 한 글자를 입력했다. 선배의 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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