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코나 일렉트릭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몸집이 작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지만 가볍게 볼 수 있는 인상은 아니다.
강인한 인상이 나타나는 부분은 헤드램프를 비롯한 전면부의 디자인이다. 코나 내연기관 모델의 디자인 DNA가 이식됐지만 전기차로서 색다르게 갖춘 요소들은 마치 원조보다 한층 더 강화한 복제품(클론)을 보는 느낌이다.
날렵한 눈매의 헤드램프는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현대차의 케스케이드 그릴 대신 입을 굳게 다문 듯 막혀있는 전면부는 절제된 감성을 자아낸다. 화려하지 않지만 최근 신차에서 전면부에 각종 요소를 배치해 튀는 인상을 추구하는 점을 감안하면 코나 일렉트릭에서는 오히려 눈에 띄는 부분이다.
후면부도 후진등과 방향지시등이 모인 램프 부위와 중앙 하단의 장식(가니쉬) 부분의 미세한 차이를 제외하고는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코나 일렉트릭의 인테리어도 대부분 기존 모델과 동일하지만 기어박스 등 분명한 차별성을 지닌 일부 요소들이 있다.

주행(D), 주차(P) 등 차량 운행 모드를 조작하는 기어 스틱 대신 각 모드별 버튼이 철(凸) 형태로 모여있다. 처음에는 버튼 위치를 잘 몰라 헤맬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디제잉하듯 누르는 행위만으로 차량 운행상태를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버튼식 기어 조작은 코나 일렉트릭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방향성을 가장 많이 체감할 수 있는 요소다.

코나 일렉트릭의 주행 성능 및 주행 질감은 코나 가솔린 1.6 터보 모델이 구현하는 출력보다 더 진화한 동시에 정숙성이 더해졌다.
코나 일렉트릭의 브레이크페달과 가속 페달은 처음 밟을 때는 다소 답력이 약하지만 더욱 깊게 밟거나 오래 밟은 상태를 유지할수록 답력이 급상승한다. 이에 따라 정지 상태에서 최초 출발하거나 움직이다가 제동할 때 차가 덜컹거리는 일 없이 부드럽게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브레이크 페달의 경우 갑자기 제동력이 바짝 상승해 급제동에 가까운 수준으로 감속할 수 있어 잠시 적응할 필요가 있다.
엔진 소음은 잘 차단된다. 고속으로 달릴 때 풍절음은 기존 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교적 잘 차단된다. 다만 차체가 작고 지면과 차량 하부 사이 간격(저지상고)이 가까워 울퉁불퉁하거나 패여 있는 길을 지날 때는 '두두두' 하는 노면 소음이 다소 들리는 편이다.
노면 충격은 작은 차체를 감안하면 비교적 잘 흡수한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굴곡을 따라 차가 움직이는 게 느껴지지만 현가장치(서스펜션)가 경직되지 않아 금새 차량의 균형을 잘 잡는다.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차가 좌우로 덜덜거리지만 금새 수평을 유지한다.
핸들 뒤 좌우에 1개씩 부착된 패들 시프트의 반응성은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SUV 전기차 '니로 EV'와 비슷한 수준이다. 차가 달리는 도중 좌측 패들 시프트를 꾹 당기면 뒤에서 차량이 당겨지듯 감속된다. 처음 패들 시프트를 당길 때는 서서히 감속되다 갑자기 제동력이 상승하므로 신속히 감속해야 하거나 부드러운 운행을 하려는 경우에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는게 적합하지 않다.

먼저 남양주에서 화천으로 46분 동안 달렸다. 금요일 밤 시간대라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비롯해 춘천과 화천을 잇는 차도에 정체 현상은 없었다. 히터를 2~3단 정도로 가볍게 틀었다 끄기를 반복했고 급정거나 급발진은 실시하지 않았다. 감속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대신 패들 시프트를 최대한 이용했다. 브레이크 페달로 감속한 경우는 2~3번 정도다.
다시 남양주로 이동할 때는 춘천에 들러 충전한 뒤부터 전비를 측정했다. 춘천에서부터 남양주까지 운행하는데 1시간 23분 가량 소요됐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에서 다소 정체 현상이 나타나 교통량이 비교적 적은 국도를 거쳐 82.5㎞를 달렸다. 신호를 받아 잠시 멈추거나 경사로를 종종 거쳤고 이외 나머지 운행 환경은 앞서 전비 측정할 때와 거의 유사했다.
목적지에 각각 도달한 뒤 확인된 전비는 각각 5.6㎞/100㎾h, 7.8㎞/100㎾h다. 이와 함께 눈에 띈 점은 남은 주행 가능 거리다. 구간별 출발 전 주행 가능거리는 각각 277㎞, 351㎞이었는데 도착한 뒤 주행가능거리는 각각 237㎞, 280㎞를 기록했다. 구간별로 실제 주행거리보다 각각 27.8㎞, 12.5㎞씩 달릴 만큼의 전력을 아낀 셈이다. 평균 전비가 더 높았던 구간에서 확보한 주행가능거리가 더 짧은 것은 회생된 전력량이 전비에는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