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잇단 '어닝 쇼크'에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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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잇단 '어닝 쇼크'에 위기감 고조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10월 26일 1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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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호적 글로벌 업황 속 비용부담에 발목 잡혀…수익성 강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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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현대·기아차가 올해 3분기 시장기대치에 턱없이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비용은 점점 늘어나는데 중국·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한 것이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무역갈등 우려, 원달러 환율 하락, 신흥국 통화약세 등 글로벌 업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앞으로도 이 같은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042억원 대비 76.0% 감소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3조7994억원을 기록했던 현대차는 올해는 같은 기간 1조9210억원에 그쳤다. 

기아차도 올해 3분기 1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3분기에 반영됐던 통상임금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약 3200억원이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더욱 심각하다.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1.2%까지 떨어졌고 기아차의 영업이익률 또한 0.8%에 그쳤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2%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를 제조·판매하는 게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악화는 기본적으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우선 신규 엔진진단기술 도입, 리콜비용 등 품질관련비용이 실적에 반영됐다. 3분기 현대차는 약 5000억원, 기아차는 약 2800억원의 품질관련비용을 반영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경쟁으로 인해 마케팅 비용 부담도 점점 늘고 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월드컵 마케팅 활동과 관련된 비용지출을 꼽았다. 기아차 또한 인센티브 증가를 영업이익 감소원인으로 설명했다.

고질적인 높은 생산비용 문제도 상존하는 위협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강성 노조로 인한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 잦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등도 현대·기아차 성장을 저해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글로벌 업황도 비우호적이다. 특히 3분기에는 환차손이 컸다. 신흥국 시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현지통화를 받고 판매하는데 신흥국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여기에 중국 시장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도 지지부진하다.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사드 보복의 여파로 2016년 113만대에 이르던 중국시장 판매량이 81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낙폭이 컸다. 

올해 들어선 7월까지 승용차 점유율을 전년 동기 6.1%에서 6.3%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점유율을 전년 동기 2.4%에서 3.4%까지 각각 끌어올리며 선전하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중국시장과 함께 양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시장에서도 원화 강세와 엔저로 인해 일본 자동차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판매 부진이 마케팅(현지 인센티브)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신흥국에서도 중남미,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국가에서는 판매량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과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인해 자동차시장의 저성장이 심화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대·기아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차 등 수요가 증가하는 차급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별로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탄력적인 대응과 현지 전략차종을 중심으로 한 판매증진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대응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우선 신규 SUV와 제네시스 모델 등 다양한 신차를 앞세워 판매증진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 라페스타 등 전략차종과 신형 싼타페 등 주요 신차를 지속 투입하고 신흥국에서는 국가별 위험요소와 시장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유연한 판매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아차는 글로벌 주요시장에는 볼륨모델 판매에 주력하면서 공격적으로 신차 투입해 판매확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고수익 레저차량(RV) 판매 비중을 높이고 러시아 등 신흥국에는 판매량을 늘림으로써 비우호적인 환율여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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