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lil)' 호황에도 부진한 KT&G...이유는
상태바
'릴(lil)' 호황에도 부진한 KT&G...이유는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5월 14일 16시 38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중앙아시아 선적 지연으로 해외 매출 급감 영향

▲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해외매출 급감으로 부진한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 KT&G가 '릴'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해외매출 급감으로 부진한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KT&G(사장 백복인)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1분기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국내에서 일반 궐련담배 소비량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 수출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1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2% 감소했다. 매출액은 9.4% 줄어든 1조67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릴의 판매처가 확대됨에 따라 장밋빛 전망이 그려졌던 터라 실적이 부진한 원인에 대해 관심이 모였다.

1분기 릴 판매량은 약 25만대로, 3월 한 달에만 약 11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릴 전용담배인 '핏(Fiit)'은 1억5000만개비 판매된 것으로 점쳐진다.

편의점 이마트24 서울지역 점포에서는 2월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점유율 32%를 차지하며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61%)였다.

100% 자회사인 KGC인삼공사도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3934억원, 영업이익은 91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1%, 16.0% 늘었다. 설 명절 기간 판매 호조와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시장과 미국 수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해외 수출 부문에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1분기 수출담배 매출은 중동∙중앙아시아(CIS) 지역 중간상인 '알로코자이(Alokozay)'와의 단가 계약 협상 문제로 선적이 지연됨에 따라 44.1% 줄어든 1323억원을 기록했다.

중동 및 독립국가연합(CIS) 매출은 전체 해외 매출의 과반을 차지하는 요충지였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호황으로 일반 궐련담배 수요가 줄어든 것도 실적이 주춤한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1분기 국내 궐련담배 수요는 전년대비 10.7%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8.9%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궐련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합친 KT&G의 국내 담배 매출액은 4051억원으로 5.0% 줄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KT&G가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릴과 핏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점유율은 11%로 추정되며 2분기부터 성장이 가속화돼 연말에는 점유율이 30%까지 상승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업계 판도를 바꿀 분수령인 5월을 앞두고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해 6월 정식 출시된 아이코스의 배터리 수명이 1년인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

KT&G는 3월부터 판매처를 기존 서울지역 편의점 7700여곳에서 전국 6대 광역시와 경기도 6개 도시(성남∙고양∙수원∙안양∙용인∙과천), 세종특별시로 확대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동 청소기능을 강화한 릴 기기도 개발 중이다.

KT&G 관계자는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 선적 문제가 해결돼 한 번에 매출로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 중"이라며 "릴과 핏의 전국 유통망 확대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