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 극적 합의…남은 과제는?
상태바
한국지엠 노사 극적 합의…남은 과제는?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4월 23일 17시 45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엠본사의 지원 약속 이행여부가 핵심
▲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베리 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 홍영표 의원
▲ 한국지엠 노사가 극적으로 임단협 교섭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본사·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낸다는 과제가 남았다. 왼쪽부터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베리 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 사장, 홍영표 의원, 한국지엠 관계자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한국지엠 노사가 지난 2월 7일부터 76일 간 겪은 진통 끝에 2018년도 임금 및 단체 교섭 협약에 극적 합의했다. 하지만 한국지엠의 온전한 회생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한국지엠은 23일 오전 5시께부터 11시간 넘게 진행된 노사 양측 간 임단협 제14차 교섭에서 잠정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주요 합의 내용은 △군산공장 잔류 근로자 희망퇴직·전환배치 △임금동결·성과급 미지급 △신차 배정 △복리후생비 절감안 일부 도입 등이다.

이와 함께 노사 양측의 미래발전 전망 합의안에 따라 내년 말부터 부평1공장에서 트랙스에 이은 후속 SUV 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다. 2022년부터는 창원공장에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양산이 이뤄질 계획이다. 부평2공장의 경우 2022년 중형 세단 말리부 단종에 대응할 수 있는 물량 확보를 위해 '부평2공장 특별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노사는 이 같은 방침에 맞춰 공장운영 계획을 일시적으로 변경하고 생산성을 향상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노사 양측이 서로 요구했던 자구안이 절충되면서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경영정상화 계획의 기반이 될 지엠본사와 정부의 지원도 시작된다. 

지엠본사는 앞서 한국지엠 노사가 임단협 교섭을 통해 합의한다는 전제 하에 지원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지엠이 본사와 계열사에게서 빌린 금액 29억달러(2조9000억원 규모)를 출자전환하는 동시에 28억달러(3조원)을 투자하게 된다. 

이는 한국지엠의 재무구조를 상당수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은 당장 이달에만 9000억원 가량의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금액에 포함된 지출 사항에는 △협력사 부품대금 3000억원(1달 기준) △작년 성과급 720억원 △희망퇴직 신청자 위로금 5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다만 지엠본사가 한국지엠 회생에 대해 진정성 있게 접근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사 지원 내용 중 2조9000억여원 규모 출자 전환은 한국지엠에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경우 한국지엠에 대한 본사 지분이 기존 83%에서 99% 수준으로 늘어나는 반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율은 1% 이하로 줄어든다.

이는 당장 한국지엠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트리는데 일조할 수 있다. 다만 산업은행이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비토권)를 행사할 수 있는 최소 지분율인 15%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한다. 

지엠본사가 향후 한국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려도 산업은행이 이를 두고볼 수 밖에 없는 일명 '먹튀'가 실현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비해 지엠본사에 출자 전환과 함께 기존 주식가치를 20분의 1로 줄이는 차등감자를 요구했지만 지엠 본사는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향후 이를 둘러싼 양측의 지난한 줄다리기가 예고된 상황이다.

지엠본사가 산업은행에 요구했던 5000억원 투자는 비슷한 규모로 원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엠본사는 산업은행이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서류 형태의 확약서를 오는 27일까지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2일 발표한 한국지엠 실사 중간보고서를 통해 한국지엠이 2년 뒤인 2020년부터 흑자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지엠의 최근 4년간 적자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

산업은행은 흑자전환의 전제로 한국지엠 노사의 경영정상화 계획과 지엠본사 등 2대 주주의 투자를 꼽았다. 그럼에도 한국지엠의 청산가치보다 계속기업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는 점에서 산업은행이 투자에 대한 전향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번 잠정 합의를 통해 노조가 회사 정상화 계획에 함께한 것"이라며 "한국지엠은 이를 계기로 경쟁력 있는 제조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