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공연의 신' 이승환이 최초로 시도하는 '리허설 공연'은 어떤 형태로 진행될까.
뮤지션 이승환은 오는 10월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빠데이7' 공연을 열기 하루 전인 10월 7일, 같은 장소에서 'BEFORE 빠데이'라는 타이틀로 리허설 공연을 연다. 단 500명만 초대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BEFORE 빠데이'는 벌써부터 팬들 사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빠데이-26년' 공연 전날 열린 '전야제'와는 달리 올해 'BEFORE 빠데이'는 아예 '리허설 공연'이라고 공지됐다. 그러나 '리허설 공연'은 국내 팬들에겐 익숙치 않은 형태다. 그만큼 궁금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
그간 몇몇 아이돌이 팬들에 대한 이벤트 차원에서 잠깐씩 리허설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깝게는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 리허설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 이렇듯 그간 리허설은 언론을 제외한 일반에 공개되지 않거나 짧은 시간 공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승환은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리허설을 하나의 공연으로 만드는 실험을 한다. 리허설 공연은 비공개로 진행하는 리허설의 개념을 뒤집은 시도로, 관객이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언급했듯 리허설 공연은 해외 공연업계에선 하나의 공연 형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 대중가수 공연으론 처음이기에 낯설 수 있다.
'BEFORE 빠데이'는 다음날 열리는 '빠데이7' 본 공연과 동일한 무대에서 진행된다. 영상과 음향, 조명 등이 본 공연 전 최종 조율을 하는 차원에서 동일하게 투입될 예정이다.
이승환은 이날 편한 차림으로 입장해 '빠데이7' 본 공연 전 무대 전반과 음향의 밸런스, 조명의 위치 등 세세한 부분을 점검한다.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이승환이기에 이런 리허설은 당연하고 일반적이지만 팬들에 '뮤지션 이승환'이 아닌, '공연 총연출가 이승환'으로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드림팩토리 관계자는 "그날 팬들은 무대에서 날아다니는 화려한 모습이 아닌 자연스러운 이승환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공연 준비를 하고 때로는 잔소리도 하고 때로는 만족감을 드러내며 수고했다고 칭찬도 해주고.. 이런 모습은 노래하는 이승환이 아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실제로 팬들이 많이 접하는 모습은 아니지 않나.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의미의 팬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팬들은 하나의 공연이 완성되기 전 최종 버전에 가까운 공연을 함께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환의 공연은 완벽히 짜여져 타이트하게 진행되기에 빈틈이 없지만 이날 리허설 공연은 어디에서 멘트를 해야 하고 어디에서 노래를 해야하는 등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이승환이 특유의 '완벽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어떤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체크하는지도 경험할 수 있다. 향후 공연을 관람할 때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 공연 관객의 수준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BEFORE 빠데이'는 그간 한 곳에만 집중됐던 시선을 여유있게 분산해 공연에 숨겨진 다른 곳도 바라볼 수 있게 해 줄 전망이다.
대중 가수의 공연에서 관객은 가수에게 시선을 집중하기 마련이다. 이는 당연한 현상이고 오롯이 가수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다른 스태프들의 역할이다.
하지만 공연은 가수라는 한 아티스트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음향 감독이나 조명 감독, 밴드 모두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고 이들 역시 아티스트다. 이 모든 전문가이자 아티스트들이 모여 훌륭하게 만들어낸 예술 작품, 이것이 공연이다. 'BEFORE 빠데이'에선 이런 각 분야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승환 공연에 참여하는 국내 최고 수준 스태프들의 설명을 들으며 공연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돼 공연 관람시 한층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환과 스태프들, 밴드의 커뮤니케이션도 지켜볼 수 있다. 물론 이승환 본인이 밝혔듯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스태프들과 밴드인데다가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이승환이 큐시트를 꼼꼼히 만들어 보냈기 때문에 공연 자체는 사실상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드림팩토리 관계자 역시 "이미 '척 하면 척' 할만큼 많은 호흡을 맞췄고 연습은 이미 충분해 완성 단계이므로 그때 가서 뭘 맞추고 바꾸고 하는 그런건 없을 것 같다. 2시간에 달하는 또 하나의 공연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그런 가운데 이승환이 스태프들에게 세세한 부분의 조율을 요청하는 모습이나 그런 요청이 이뤄진 뒤 어떻게 바뀌는 지를 보는 것도 'BEFORE 빠데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관객들에겐 무대 위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일반적으로 아티스트가 무대 위에서 보는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은 스크린 등으로 한정되지만 이번 'BEFORE 빠데이'를 관람하는 500명의 관객은 다음날 이승환이 7시간의 대장정을 펼칠 곳을 미리 밟아볼 수 있다. 무대 위에서 관객석이 어떻게 보이는지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듯 하다.

이승환이 관객을 의식해 제대로 된 리허설을 못하진 않을까? 이승환 역시 자신이 공연 전 매우 예민하다는 소문을 접했는지 "많은 분들께서 제가 공연 전에 너무나도 예민하고 까칠하여 스태프들에게 막 대할 것이라거나 혼자서 분을 삭히지 못하여 감정기복의 낙차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으니, 괴수의 포효와도 같은 기성을 지르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할 거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물론 츤츤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결말은 데레데레하니 평소의 저와 다름 없는 온건한 성정의 연출가라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게다가 이번 리허설 공연은 7시간 공연을 앞두고 마음을 평안히 다스려 몸 속의 어떤 기관의 첨삭도 생겨선 아니되는 바, 예의 예의바름으로 스태프들에게 철저한 경어 사용과 연주자들에 대한 예우를 다해 모두에게 이로운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늘 최초와 최고를 추구하는 '1등 연출가'의 도리이며 덕목"이라고 말했다.
드림팩토리 관계자 역시 "이승환이 설마 7시간에 달하는 공연을 앞두고 소리라도 질러서 목을 상하게 할 것 같나"라고 농을 던지며 "공연 전 예민한 것은 모든 아티스트가 비슷할 것이고 평소 리허설 때도 변경사항 등을 요청하지만 늘 경어를 사용한다. 분위기는 늘 좋다. 오랜 기간 함께 일한 스태프들이 그 증거"라며 비슷한 답변을 했다.
드림팩토리 관계자는 마지막으로 'BEFORE 빠데이'를 "아티스트, 스태프, 관객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연"이라고 정의했다. 최초로 시도되는 리허설 공연인 'BEFORE 빠데이'의 가치를 잘 정리한 한 마디다.
이렇듯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BEFORE 빠데이'는 '빠데이7' 본 공연 전날인 10월 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서 열린다. 예매는 9월 21일 오후 8시 하나티켓을 통해 오픈된다. 이승환은 "'빠데이7' 티켓 못 구하신 분들께서 오시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고 했지만 최초로 시도되는 리허설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들은 단 500명이다. 1분만에 2,200석 전석이 매진된 본 공연보다 더 치열한 티켓팅 전쟁이 이미 예고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