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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러브즈뷰티 엄정여 기자] 외자 기업의 각축장이었던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로컬 기업들의 점유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여기에 로컬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 로컬 기업들이 온라인 채널 확보 등 O2O(Online-to-Offline 및 Offline-to-Online의 약자로 오프라인 상점 마케팅을 온라인 구매로 연결시키는 모든 활동) 시장 확대 전략을 취하며 3~4선 도시에서의 유통채널 개발, M&A를 통해서 덩치를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국민소득 증가와 미용에 대한 인식 변화로 과거 5년간 연평균 10% 내외 높은 성장세를 보여 왔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성장세가 5% 대에 머물고, 일본과 미국이 낮은 한자리 성장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30여 년 전부터 외자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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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색조와 스킨케어 시장에서 점유율 Top 10을 보면 대부분 외자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로컬기업인 상해자화(上海家化)나 쟈란(伽藍, JALA)그룹이 스킨케어 부문에서 각각 6위, 8위를 기록 중이나 전체 시장의 5% 수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Top 3 외자 기업 1곳의 점유율에도 근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이쯤에서 눈여겨볼 점은 중국 화장품 기업들의 점유율 상승세이다. 상해자화(上海家化), 자란그룹(伽藍集團) 등 중국의 로컬 기업들이 3, 4선 도시의 유통망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로컬 브랜드가 주로 중저가 시장과 중소도시에 집중해 온 이유는 대형 상점을 타깃으로 한 유통비용과 광고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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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 2선 도시의 소비자들은 외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로컬 브랜드가 주목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로컬 브랜드들의 제품력과 제조기술력이 향상되고 국산품 선호 경향이 확산되면서 상해자화의 허벌리스트(佰草集, Herborist), 자란그룹의 쯔란탕(自然堂, Chando) 등 일부 로컬 브랜드가 두각을 나타내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 펀드가 2대 주주로 있는 완메이(丸美, MARUBI)도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로컬 브랜드들의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진핑(習近平)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여사가 외교활동 시 자국 화장품을 선물하는 등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값비싼 외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이슈가 불거져 나오면서 일본산 화장품의 점유율이 하락 추세에 있고,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 이슈, 터무니없는 고가정책으로 외국 브랜드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과거보다는 낮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에 로컬 브랜드들이 중국한방에 기반을 둔 천연성분의 제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로컬 기업들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글로벌 기업들의 강력했던 입지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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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와 시세이도, 암웨이 등은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하락 추세이며, 프랑스 로레알 그룹의 가르니에(Garnier)와 미국의 레블론(Revlon) 등 일부 브랜드와 기업들은 이미 중국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해당 브랜드들이 적절한 포지셔닝 등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특히 로컬 기업들의 저가 제품군이 주를 이루는 매스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행인 점은 시세이도, 유니레버, P&G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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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아시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앞서 나가고 있으며, '메이드인 코리아'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국내 OEMㆍODM기업들의 경쟁력이 재차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박현진 선임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국내 소비재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중국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O2O(Online to Offline) 시장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증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비즈니스 마인드가 뛰어난 중국의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듯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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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전자상거래는 전체 소비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17년 12%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메신저의 등장은 O2O 시장 성장의 가장 큰 촉매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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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O2O 시장 성장의 근본인 모바일 네티즌은 5억 3,000만 명에 달하고, 모바일 인터넷 사용률은 84.3%로 최초로 PC 전체 사용률을 초월했다. Iresearch에 따르면, 2015년까지 중국 내 O2O 시장규모는 2,710억 위안을 돌파할 전망이다.
온라인 쇼핑의 빠른 성장과 모바일 기기 사용 확산으로 소셜미디어는 제품 홍보와 소비자와의 교감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들의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기 위해 많은 해외 브랜드와 로컬 브랜드들은 위챗(Wechat)이나 웨이보(weibo) 등 중국의 인기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만들고 있는 추세다.
또한 온라인 사업 확장에 집중했던 일부 업체들이 오프라인으로 진출해 시장점유율 확대 및 직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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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메이가 베이징 등 1선 도시에 플래그십스토어 형태의 매장을 확대하고 있고, lefang.com도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등 O2O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로컬 기업들의 대부분은 지리적 특성과 공급체인의 복잡성, 각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차이 등을 역이용해 2선 이하 도시 및 세부지역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지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지역별로 세분화된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로컬 기업들은 해외 기업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편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은 대규모 대외거래 흑자로 인한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크게 늘려 왔다.
최근에는 정부에서 해외투자를 적극 장려해 차이나 머니의 영향력은 어느 때보다 막강해지고 있다. 원자재부터 엔터테인먼트까지 광범위한 투자대상을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중 간 투자흐름의 방향은 '한국의 중국투자'에서 '중국의 한국투자'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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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M&A 사례를 살펴보면 중국 상업서비스부문에서 12년 57건, 13년에 74건, 14년에 95건의 M&A가 성사됐고, 거래액도 사상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피인수 대상이 되었던 M&A건의 경우 게임, 패션, 유아용품 부문에서의 투자가 다수였다. 특히 한국 패션 기업의 M&A가 활발했고, B2C 온라인 사업자들의 사모펀드 투자유치가 많았다.
패션업계에서는 중국기업들이 한국 패션 기업을 인수해 공동으로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방식의 M&A 전략을 펼치는 추세이다.
12년 중국 디샹그룹이 한국의 아비스타를 인수했고, 랑시그룹이 대현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중국 사업을 진행 중이며 아가방컴퍼니를 인수해 자국 유아용품 시장을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산둥루이는 클라이드, GGPX, 탑걸 등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연승어패럴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롱리치, 상하이자화, 치에란 등의 중국 로컬 화장품 기업들이 국내외 중소형 화장품 업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지분투자나 인수합병이 아니더라도 중국 기업이 한국법인을 설립하거나 한국 OEM 기업을 활용해 브랜드, 제품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곳곳에서 보인다.
내수시장에서 성장의 한계를 느낀 크고 작은 소비재 기업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유통망 확보가 쉽지 않아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인수제안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박인금 선임연구원은 "막대한 자본력과 유통력을 가진 중국 기업들이 상품력과 기술력을 가진 해외 알짜배기 중소 기업들과 손을 잡고 시너지를 내는 형태는 긍정적"이라며 "반대로 국내 기업 입장에선 현지의 영업조건 인지, 유통채널 확보 차원에서 나쁘게만 볼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진 = 동부증권 리서치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