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생보사가 내준 해약 환급금은 전년 동기(20조1324억원) 대비 18% 늘어난 23조6767억원으로 집계됐다. 12월을 포함한 작년 연간 해약 환급금은 25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연간 해약 환급금은 22조108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작년에는 12월 한 달치를 빼고도 이미 그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손해보험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손보사의 장기보험 해약 환급금은 지난해 1~10월 9조7483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7571억원) 대비 11.3% 늘었다. 11~12월을 포함하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신계약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 1~11월 생보사의 신계약 금액은 268조945억원으로 전년 동기(288조8348억원) 대비 7.2%(20조7403억원) 줄었다.
이처럼 보험 영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보험사들은 그동안 쌓아둔 자산을 굴릴 수 있는 자산운용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다른 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대출 확대에 힘쓰는 모습이다.
보험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생·손보사의 운용자산 중 대출의 비중은 21.9%, 31.9%로 3년 전보다 각각 2.6%포인트, 3.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보험사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1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2000억원(5.5%) 증가했다. 특히 대표적 불황형 상품인 보험 약관대출(계약대출) 잔액은 61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보험사들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약관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가계대출 억제에 힘쓰자 보험사들은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약관대출의 경우 해지환급금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만큼 보험사 자산건전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대출을 늘린 보험사들은 약관대출을 제외한 일반대출의 신용위험계수가 상향됐다. 전체 신용위험액에서 대출채권의 신용위험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최근 2년간 생보사는 7.42%포인트, 손보사는 5.90%포인트씩 올랐다.
기업대출 중 신용대출 비율이 높은 보험사들은 거래기업의 상황을 한층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기업대출을 대폭 확대한 보험사들 가운데 4개사는 신용대출 비중이 20%를 넘어선다"며 "신용대출은 경기 변동과 관련성이 큰 만큼 거래기업의 사업 현황과 실적, 신용등급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