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디큐브시티 대표
상태바
김경원 디큐브시티 대표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3월 04일 08시 2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즐거운 공간· 이야기가 있는 디큐브시티로 고객 가치 높여줄 것"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신도림역 주변이 달라졌다. 매캐한 연기를 내뿜는 공장이 난립한 곳이 아니다. 앞만 보고 발길을 재촉하는 무표정한 사람들이 채우던 풍경은 벌써 옛날 얘기가 됐다. 백화점, 호텔, 뮤지컬 전용극장, 아파트와 사무실, 공원까지 갖춘 복합 문화공간인 대성산업의 디큐브시티가 변화의 중심에 있다.

현장형 경제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경원 디큐브시티 대표는 고객들이 더욱 찾고 싶어 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결과물은 현장에 바로 반영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만 골라 속을 꼭꼭 채워 넣고 있다.

건물 구석구석을 내 집 안방처럼 살피는 섬세함과 수년간의 경제연구원 생활로 다져진 거시적 안목을 가진 김경원 대표.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디큐브시티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있는 상품·서비스 갖추는데 주력"

Q. 신도림역 주변에서 디큐브시티가 가장 눈에 띕니다. 2011년 오픈 이후 랜드마크로 자리 잡지 않았나 싶은데요.

== 디큐브시티 디큐브백화점 건물은 최고급입니다. 국제적 수준과 비교해도 훌륭한 건물이죠. 건물 짓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노란빛이 도는 대리석인 이스라엘 라임스톤을 썼습니다. 비싼 돌이죠. 뮤지컬전용극장인 디큐브아트센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뮤지컬감독들이 꿈꿔온 극장을 지었습니다. 건물에만 80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디큐브아파트를 분양해 5000억원을 거뒀지만 건물에 들인 비용은 만만치 않은 액수입니다.

왜 이렇게 돈을 많이 들었냐 궁금해 할 수 있습니다. 디큐브시티는 강서지역의 자존심입니다. 대성산업의 모태가 이곳이고 여기서 돈을 벌었습니다. 강서는 서울 중심에 비해 특히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깨고 싶었던 것이죠. 지역주민들의 자존심을 충분히 세워 줄만한 건물, 랜드마크를 만들려는 전사적인 의지가 있었습니다.

Q. 경제연구원, 기업 전략기획 책임자로 지내다 디큐브시티를 맡게 되셨죠.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요.

== 희망과 보람, 잠재력을 느꼈습니다. 가지 않은 길은 잘 모르지만 걸어온 길은 눈에 잘 보입니다. 그 동안의 전략적 실수를 발견하고 복귀 시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최고급 건물에 가볍게 살 수 있는 저가상품을 매치한 것입니다. 디큐브시티를 지을때만 해도 신도림역은 유동인구가 많고 젊은 층이 대부분이니까 지나다 쉽게 살 수 있는 상품으로 구성해야된다고 판단했었습니다. 당시 근처에는 아파트도 거의 없었죠.

디큐브시티가 들어서면서 주위환경이 변했습니다. 근처에 있던 고급아파트들이 다 분양됐고 아파트들이 빠르게 들어섰습니다.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주변 지역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들로 구성을 바꿔주면 이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Q.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 궁금합니다.

== 구로 지역의 50% 이상이 주택으로 채워져있고 아파트가 더 들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공장이 없어지면서 주거화가 빠르게 이뤄졌고 편의시설이 늘어나면서 더 살기 좋은 곳이 됐습니다. 고객층은 더욱 두터워 지겠죠. 경쟁력이 있는 저가 상품은 유지하면서 고가의 상품을 추가로 들여올 생각입니다. 4월에는 고가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합니다. 제가 말하는 고가는 단순히 비싼 상품이 아닙니다. 고객들이 충분히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상품을 갖다 놓겠다는 것입니다.

맛집도 많고 만남의 장소로도 좋은데 살만한 상품은 많지 않다는 식의 불만을 없앨 것입니다. 가전, 가구 등 디큐브시티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상품들로 채워나갈 계획입니다.

◆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사랑 받을 것"

Q. 디큐브시티는 백화점 1층을 화장품 브랜드가 아닌 SPA브랜드로 채우는 등 오픈 당시부터 '차별화'를 강조했었습니다. 이제는 기존의 백화점들을 쫓아가는 모습인 것 같은데요. 디큐브시티만의 색깔을 잃지는 않을까 염려됩니다.

== 사람들을 만나면 '저 사람 비범하다'는 말을 합니다. 비범하다는 의미가 다른 사람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뜻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무언가 하나 특별한 게 있다는 것입니다. 백화점도 일단은 다른 곳과 비슷하게 맞춰 갈 것입니다. 고객들이 원하기 때문이죠. 비슷한 가운데 우리만의 색깔을 가지는 것이 차별화입니다. 지나치게 차별화를 강조하면 정상궤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면적비중으로 식음료 매장이 20%를 차지합니다. 맛집은 디큐브시티에 다 있다고 봐도 됩니다. 백화점에서 식음료는 돈을 벌기 위한 장사가 아닙니다. 만나서 편히 쉬라는 의미에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고객들이 좋아하고 원하기 때문에 식음료 매장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입니다. 문화공간, 넓은 쇼핑공간,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사랑스러운 장소'가 될것입니다.

Q.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 건물 내 식당이 많이 있다 보니 가족단위 고객들이 많이 옵니다. 가족들과 쇼핑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건물 앞마당 같은 공원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연인들을 위한 장소도 많이 있습니다. 곳곳에 프로포즈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죠. 프로포즈 대행 업무를 하기도 합니다. 백화점 이용 고객 중 연인들에게는 연인 마일리지를 쌓아줍니다.

건물 27층부터 41층까지가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인데 가장 전망 좋은 라인은 여성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허룸(Her room) 입니다. 저는 물론 호텔 총지배인도 못 들어가봤습니다. 내부에 수리할 곳이 있으면 여자 기술자가 들어가서 고칩니다. 말 그대로 '금남의 방'입니다.

디큐브시티가 들어선 이곳이 풍수지리적으로 불의 기운이 세다고 합니다. 이런 곳에서는 잠을자거나 먹기만 해도 돈을 번다고 하죠. 실제 호텔 41층 레스토랑에는 북한산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식사를 하면 비즈니스 업무가 100% 풀린다고 합니다. 저도 실제 경험했습니다.

Q.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도 흥미를 느낄만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 근처에 많이 몰립니다. 강서 유일의 특1급 호텔이 디큐브시티 호텔인데 강남에 있는 호텔과 비교하면 숙박료가 20%가량 저렴합니다. 여의도와는 버스로 10분 거리이고 시청, 서초역까지도 20분 내로 갈 수 있죠. 중화형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일것입니다.

신도림역이 초현대식으로 바뀌고 있는데 이와 연계해 철도 마케팅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기차가 신도림역을 통과합니다. 기차 종류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트레인(train) 북'을 만들어서 기차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 것입니다. 디큐브시티에 오면 한국의 발달한 기차산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식이죠. 중국 일본 관광객들에게 '이야기'를 파는 것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수익성을 높여야겠죠. 올해 당장 적자를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2년 내에 흑자로 돌릴것입니다. 상반기에는 대대적으로 시설공사를 하고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채우는데 정성을 기울여야죠. 거창하게 전국을 아우르는 백화점이 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 밀착 백화점으로 고급문화와 젊은문화가 섞이는 공간, 살 것이 더 많아지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 김경원 디큐브시티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대표는 1991년 삼성경제연구소에 입사해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을 지냈다. 2009년 CJ그룹 전략기획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9월부터는 디큐브시티 대표 및 대성산업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