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환자-직원 '블랙리스트'가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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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환자-직원 '블랙리스트'가 나돈다?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2월 14일 0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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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파일입수…개인정보 누출 비하발언까지 인권침해 등 우려
   
▲ 직원 블랙리스트 일부.

[컨슈머타임스] 일부 치과의사들이 환자와 직원들의 '블랙리스트'를 공유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실명을 비롯한 개인정보는 물론 비하발언 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 인권침해 논란까지 일고 있다.

◆ 개인정보부터 외모평가까지? '블랙리스트' 입수

13일 본보는 '위생사 및 조무사 등 블랙리스트'라는 제목의 파일을 입수했다. 치과의사들만 출입하는 커뮤니티 '덴티포토'에 게재됐던 내용이다.

이 리스트에는 300명에 달하는 치위생사, 간호조무사, 치기공사들의 실명과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이, 거주지, 경력, 학력 등 기본 사항은 물론 결혼 유무, 성향, 외모 등이 적나라하게 표기돼 있다.

'말마다 대든다' '불친절하다'와 같은 주관적인 평가에서부터 '부모 이혼' '술 담배' 등과 같이 업무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이쁘장하다' '키 크고 눈매가 섹(섹시)함' 등과 같은 성희롱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들까지 있다.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인 것으로 봐 일부 치과의사들이 공동으로 작성해 정리한 것으로 추측된다.

덴티포토는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다. 치과의료 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취미, 친목을 나누는 페이지라고 안내 돼 있으나 실상은 직원과 환자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은밀하게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당 게시판에 들어가려면 의사면허번호를 비롯해 전문적인 치과의료와 관련된 퀴즈를 푸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엔 한 ID 당 한 IP만을 이용해 접속할 수 있도록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환자들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단체진료거부' 등의 담합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 과정에 항의하거나 정보 공유를 요청하는 환자들을 '진상'이라고 표현 하는 식의 글들이 아무 제재 없이 게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치료비 가지고 옥신각신 하는 못 사는 동네 진상' '더러운 유전자' 등과 같은 비하발언과 함께 환자들의 개인정보도 낱낱이 공개되고 있어 충격을 준다.

현행법상 금지돼 있는 진료거부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의료윤리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폐쇄적인 사이트의 특성을 빌미로 환자 개인정보는 물론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며 "의료윤리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인상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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