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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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의 품격을 바꾸다…금융시장선 'KDB다이렉트' 인기 질주
   
▲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사회공헌의 품격을 바꾼다

재경부 수장을 지낸 강만수 회장이 부임하면서 KDB는 '새바람'이 일고 있다.

원래 아이디어가 많고 정책개발을 좋아하는 스타일대로 기존의 관행과 전통을 바꾸는 일들이 다방면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사회공헌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활동들이 눈에 띈다.

금융권의 수많은 지원 사업들과는 색다른 방법으로 지금의 사회공헌 틀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분야에서도 점포가 많지 않은 KDB가 손쉽게 고객을 만날 수 있도록 개발한 '다이렉트 예금' 등 새로운 노력이 가해지고 있다. 이론과 행동력을 두루 갖춘 강만수 회장의 생각을 들어본다.

◆ "소외된 분야 '개척' 지원"

Q. 사회공헌의 틀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어떤 방향을 원하시는 겁니까.

== 우리나라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공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회사들이 제각기 예술지원부터 공연, 골프대회, 모금운동, 사회사업 등을 아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지원활동에도 불구하고 KDB가 똑같이 개성 없게 참여하면 남들과 차별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스타마케팅에만 치중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그 동안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분야 가운데 꼭 우리가 해야 하는 사업을 찾아내서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공헌을 해보자'고 말이죠. 컨설팅을 받아서 전문인력도 차출하고 했습니다. 미술, 음악, 스포츠 등에서 개척자를 발굴해서 그 주인공들에게 든든한 지원을 해주는 쪽으로 지금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Q. 어떤 사업들에 사회공헌 지원을 집중하고 있는지요?

== 예를 들면 전국 학생미술대전을 열어서 입상작 전체를 저희 은행 1층 로비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우수작 몇 점만 골라서 전시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입선작 모두를 전시하라고 제가 당부했습니다. 전국의 중학교 고등하교 학생들이 낸 작품들 가운데 좋은 것들이 많습니다.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인 학생의 그림, 심리치료사를 하고 싶은 학생의 회화, 피카소를 능가하는 미술기법들이 출품 됐습니다. 아마 학생들 대회 가운데는 상금이나 지원이 가장 클 겁니다. 14명의 우수작 이상 입상자들은 1주일간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해외 트랜드를 익히도록 했습니다

   ▲ KDB산업은행 본점 로비 및 야외정원의 파이어니어 갤러리에 전시돼 있는 '제1회 학생미술대전' 수상작.

Q. KDB에 오면서 로비에서 저도 전시회를 둘러 봤습니다. 학생신분에 이런 경험은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전통공예대전도 열렸지요?

== 사실 유명한 작가나 스타들은 다른 기관이나 기업에서 스포트라이트 받고 지원도 많습니다. 그러나 전통 공예 같은 분야는 제대로 챙겨보는 곳이 없다고 할 수 있지요.

이번에 저희가 'KDB전통공예산업대전' 장터를 마련했습니다. 영세한 전통공예인들의 판로개척과 자립기반 지원을 위해서 3억원의 상금을 걸었어요. 아마 전통공예분야에서 이런 대회가 없었다고 합니다.

목적은 분명합니다. 비교적 소외된 분야라고 생각돼서 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와 함께 좋은 작품을 발굴하려고 합니다. 대기업과 학생을 제외한 중소기업이나 작가들은 모두 참석이 가능합니다. 도자기와 금속 섬유 한지 같은 분야에서 색다른 솜씨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상이 1억원이었으니까 보탬이 좀 될 겁니다. 그리고 모두 108명에게 골고루 상금이 돌아갔습니다.

Q. 얼마 전  골프중계 방송을  보니까 왕년의 스타 박세리 선수가 KDB 마크를 달고 활동하던데 일부러 계약을 한 겁니까.

== 박세리 선수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때 꿈과 희망을 심어 줬던 국민적 스타 아닙니까. 그런 박세리가 최근 나이도 들고 활동일 위축돼서 스폰서 기업도 없어지고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박세리는 골프 세계화와 대중화의 개척자지요. 말하자면 '파이어니아(개척자)' 인데 대접이 그래서 되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고 이런 공헌자 들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 은행의 정신에도 맞는다고 생각해 후원을 하자고 했습니다.

저희와 관계를 맺고 지난 번 KDB 대우증권 클래식 우승도 했습니다. 보람 있는 일이지요. 오랜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박세리가 지인들이나 골프업계 종사자들 만나면 우리은행 지원받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는 소식은 전해 듣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이번 LPGA CME 우승컵을 안은 최나연이나 우리 젊은 선수들이 모두 '박세리 키즈'입니다. 박 선수가 계속 선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저도 재즈를 좋아합니다만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도 후원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나윤선은 좋은 재즈 가수입니다. 국내보다는 오히려 프랑스에서 알아주는 뮤지시언이지요. 산업은행 이미지 광고에도 노래를 불렀고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한류바람이 확산되고 있습니다만 나윤선 같은 재즈 음악가들이 새로운 분야의 개척을 해주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개척자 정신의 온기가 중소기업들에게 전해져서 좋은 밑거름들이 돼야 합니다.

   ▲ KDB산은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골프선수 박세리(좌)와 홍보대사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

Q. 올들어 금융시장에서는 'KDB다이렉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금리가 좋아서 일단 고객들이 선호하는 것 아닌가요.

== 제가 경영을 맡고 나서 고민한 것이 어떻게 하면 산업은행이 일반은행과 경쟁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 인가였습니다. 방법은 금리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길이었습니다.

점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저희 은행이 이길 수 있는 길은 무점포 상태에서 고객들의 시선을 끄는 방법입니다. 그게 금리죠. 그래서 무점포 온라인 예금 적금 상품으로 금리 연 3.25% 짜리 'KDB 다이렉트'를 출시했습니다. 1년 만에 예 적금 잔액이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받고 있습니다. 금리파괴는 대출상품으로 이어졌고 중소기업 대상 3.95% 대출상품을 내놨습니다. 이것 또한 인기입니다. 160개 기업과는 근로자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 했습니다

Q. 이런 단순한 전략을 왜 지금까지 시행하지 않았을까요?

==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진 면도 있을 겁니다. '초 저금리 시대'에 살게 되니까 누구나 조금의 금리 차이만 나도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지요. 무엇보다도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원할까를 고민해 보건데 예금금리는 높고 대출 금리는 낮은 것을 좋아하지 않겠느냐 판단해서 이런 단순한 생각을 금융상품에 적용했을 뿐입니다.

근로자 집단대출 역시 영업점이 부족하다 보니 고객 한 명을 상대로 대출을 연계해주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집단대출계약을 생각한 것이고요.

Q. 복합점포 개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 그렇습니다. 점포 내에 다른 점포 즉 BIB(Branch in Branch) 개념인데 산은금융 계열사인 대우증권 영업점 내에 산업은행 영업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미 8곳에 이런 형태의 복합점포를 개설했습니다. 증시불황인데 대우증권 영업점에서 산업은행 예금을 받자는 취지입니다. 그러면 임대료 아끼면서 증권고객과 예금고객을 동시에 받을 수 있어서 좋지 않습니까.

   
 

Q. 이명박 정부 출범 전 부터 재경부에 오래 근무하셨는데 항상 인재육성을 강조하셨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어떤 대안들을 추진하고 계시는지요?

== 우선 산은금융그룹내에 사내대학을 설치했습니다. 'KDB금융대학교' 라는 이름으로 준비 중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설치인가를 받고 내년 3월부터 수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학비는 전액 은행에서 지원합니다. 고졸사원들이 적지 않은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당초에는 삼청동 금융연수원을 이용하는 방안도 고민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상 사내에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이미 금융대학에 1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일부 대기업 사원들도 저희 사내대학에 동참하겠다고 해서 상당히 의미 있는 교육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이명박 정권이 탄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다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에 개발해낸 이른바 '747 경제공약'은 지금 돌이켜 보면 실현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선거 때 만들어지는 공약은 어떤 비전을 담는 것입니다. '7% 성장하고 4만 달러 달성해 세계 7대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하나의 국민적 꿈과 염원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것이지 그것이 구체적으로 달성되리라고 생각하는 데는 조금 무리가 있지요.

이 공약이 왜 실현되지 않았느냐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선거와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예컨대 공약이라는 것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정치인이 말하는 플랫폼 스피치이지 정책이나 약속과는 다른 것으로 봐야 합니다.

지금 대선후보들도 100조 단위의 복지정책을 공약으로 내거는데 이게 다 실현되리라고 믿는 국민들은 없습니다. 내건 공약이 일단 달성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봐야지요.

◆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은?

경남 합천이 고향이다.  공직생활 내내  당당하고  자신이 넘쳤다는 평가다.  대화를 시작하면 아이디어 뱅크처럼 다양한 화제에 맞는 새로운 생각들이 넘쳐난다. 그래서 끝까지 들어주려면 인내가 필요하다는 공직 후배들의 애교섞인 농담도 있지만.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재무부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해 관세청장과 차관, 무역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권 탄생에 깊이 관여했고 재경부 장관을 역임했다.

정권 초창기 경제정책을 관장하면서 환율문제로 홍역을 치렀지만 전혀 부담을 갖지 않는 스타일이다. 재경부 장관출신이 산업은행 책임자로 선임된 전례가 없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는 KDB금융그룹 회장에 부임했다. 관료적이고 시장마인드가 부족했던 산업은행은 강만수 회장이 취임 이후 새바람이 불고 있다. 혁신적 근무 자세를 주문하기 때문이다.

강 회장을 좀 더 이해하려면 몇 년 전 출간한 그의 저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의 일독을 권한다.

대담-김경한 컨슈머타임스 발행인
정리-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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