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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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 김한나 기자 hanna@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6월 25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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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정구' 출간…양극화 해결· 상위 1%에 따끔한 메시지 "배려와 양보"
   
 

세상이 변하고 있다. 진정한 성공이 사회발전에 대한 공헌 정도, 그로 인해 세상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으로 변했는가가 평가 기준이 되는 세상이다. 

'노블리스 오브리제'로 표현되던 이런 개념을 이해하기 쉽게 소설로 집필한 이가 있다. 바로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이 그 주인공.

소위 잘나가는 1%의 소수 기득권과 그 외 보통사람들인 99%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요즘이라 더욱 그의 목소리는 간절하고 힘있어 보인다. 

미래를 바꾸는 변화와 혁신에 상위 1%의 양보와 99%의 관용이 필요하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개천에서 용 나오지 않는 사회, 1%가 변해야"

Q. 소설 '이정구'를 집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 2011년 초 튀니지에서 일어난 '재스민 혁명'은 23년이나 권좌를 독점했던 벤 알리 정권을 불과 두 달 만에 무너뜨렸습니다. 뒤이어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도 독재정권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며 독재자들이 해외로 망명하거나 목숨까지 잃는 일이 벌어졌지요.

이러한 시민혁명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 일까요. 두 말 할 것 없이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의 위력 덕분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무장한 똑똑한(smart) 군중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소통하면서 세상을 바꿔나가고 있는 것 입니다.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나에게 문득 불길한 예감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다름 아닌 시민혁명에 참가한 시민들의 공격목표였습니다.

'후진국에서는 독재 권력이지만, 선진국이라면 시민들의 분노가 과연 어디로 향할까? 바로 기업권력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물론 선진국에서도 나쁜 정치권력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의 권력은 유한합니다. 문제가 있을 경우 선거를 통해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권력은 다릅니다.

기업이 망하지 않는 한 세습을 통해 끝없이 이어지죠. 게다가 요즘에는 기업들이 '양극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으니 만약 선진국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공격목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상해보면 모골이 송연해 지지 않나요.

세상이 온통 양극화의 결과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사회, 중산층의 멸종, 1% 대 99% 간의 싸움 등으로 시끄러운 것은 이미 전 지구적 현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이렇게까지 된 것은 전적으로 최근에 일어난 미국 발 금융위기의 여파라고 할 수 있겠지요. 궁극적으로 상위 1%가 먼저 변하면 모든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확신했죠.

Q. 상위 1%라면 어떤 그룹을 지칭하는 것일까요. 일각에서는 특정 기업을 비판하는 책이라고 지칭되기도 하던데요.

== 1%는 누가 소위 잘나가는 소수의 기득권층을 말합니다. 이번 소설에서 주인공인 이정구가 재계인사인 까닭에 일부 오해를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 부류를 지목한 것이 아닌 사회 전반의 1% 기득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맞습니다.

상위 1%는 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들은 특히 일반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낙인돼 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벌족(閥族)'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합니다. 벌족은 다시 돈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 '재족(財族)', 권력이 많은 사람을 일컫는 '정족(政族)', 저같은 '관족(官族)', '법족(法族)', '언족(言族)', '의족(醫族)', '교족(敎族)', '종족(宗族)', '노족(勞族)'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부러움이나 시기의 대상이었을 텐데, 어느새 분노와 타도의 대상으로 변했습니다. 원천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올라갈 수 없는 나무에 대한 저주일 수도 있겠지요. 거기다가 1%가 저지른 불법, 비리, 편법 등이 누적되면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서로 편을 가르게 됐습니다. 각자의 노력에 따라 계층 간 이동이 이루어진다면 문제가 없을 텐데, 중산층이 자꾸 하위층으로 전락하면서 계층 간의 갈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죠.

1%가 먼저 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절제하고, 배려하고, 양보하고, 손해보고, 때로는 희생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99%를 감동시키고 그들의 흥분을 자제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당대 최대의 재벌그룹 총수 '이정구(李鄭具)'가 그 선봉에 섰다. 그리하여 벌족의 바람직스러운 미래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Q. 항간에 소설 '이정구'가 삼성가 이병철-이건희 회장, 현대가 정주영-정몽구회장, LG가 구인회-구본무회장 등 한국재계를 이끄는 상위 3대그룹총수의 성씨를 조합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흥미롭습니다. 사실인가요.

== 이 글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며, 따라서 등장인물은 모두 가공의 인물입니다. 소설 이름을 짖굳게 지은 것뿐이지 어느 누구를 지칭해 비판할 의도가 없다는 것은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글을 읽고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너그러운 이해를 바랄 뿐입니다.

Q. 책의 내용 상 상위 1%의 변화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독자들의 대부분은 나머지 99%의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 물론입니다. 99%의 사람들이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1%의 벌족과 비슷한 문제를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저마다 자신의 주위를 되돌아보면서 "내 탓이오!"를 외칠 때다. 이제 '나 먼저(Me first)'에서 '우리 먼저(We first)'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알바트로스'과의 큰 새가 있습니다. 조류 중 가장 큰 새과로 활공을 가장 잘하는 조류로 알려져있습니다. 큰 덩치로 높은 하늘을 난다고 상상해 보세요. 늠름하고 멋있을 겁니다. 모두 우러러보겠죠. 그러나 그런 알바트로스도 육지에 내려와 걷게되면 날 때 처럼 자유롭게 걸을 수 없습니다.

훨훨 날던 새가 육지로 내려와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본인에겐 힘든 일일까요. 창공을 날던 1%에게도 적응의 과정이 필요하겠지요. 이들에게 사지가 있는데 못 걷는다고 압박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 것처럼 1%가 손을 내밀고 변화를 시작할 때 99%의 시선도 중요하겠지요.

   
 

◆ "손을 펴야 악수할 수 있듯… 힘들겠지만 변화 필요"

Q. 글로벌 경제위기 등 경제 분야에서도 긴장상태가 연속입니다. 정통관료 출신으로서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세계경제위기도 이기주의에서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위기는 결국은 각 경제 주최들의 극단적인 이기주의의 결과지요. 양극화도 가진사람들이 더 가지려고 하고 그에 따라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하락하는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이기주의의 반로는 기업의 이윤추구, 사리사욕 추구가 지나쳐 주변을 보지 못한 것들에서 온 것입니다. 현 사회 문제의 발단이죠. 여기에도 상위 1%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형편이 나은 사람이 이기주의를 바꿔 행복을 찾는다는 개념이죠. 주먹을 펴야 악수가 가능해집니다.

Q. 말버릇 처럼 '미래'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사장으로 운영 중인 곳도 심지어 '세계미래포럼'이네요.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 요즘 젊은세대들 다들 똑똑하고 유능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깊이나 향기가 없습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영화나 소설들을 보면 너무 가볍거나 한탕주의인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젊은세대들에서도 어디나 1%와 99%의 대립구조는 형성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1%의 양보에 대해 젊은세대들이 먼저 반응하고 먼저 이해한다면 좀 더 빠르게 세상은 변할 수 있겠지요.

앞으로 리더의 개념은 사라질 것입니다. 리더가 가지는 파워는 소수의 엘리트에게 있는 것이 아닌 다수의 보통사람들에게 있습니다. 다수의 보통사람들이 각자 리더이며 그들의 생각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메시지가 젊은세대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랄 뿐입니다.

Q. 이번 소설에서는 '벌족'에 대해 썼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습니까.

== 올 하반기에는 제2탄으로 '정족(政族) 이야기'를 쓸 계획입니다. 제3탄부터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방식을 통해 많은 전문가들과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집필에 참가해 관족(官族), 법족(法族), 언족(言族) 등 여러 분야의 책을 동시에 출간하는 시스템을 마련해볼 계획입니다.

◆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은?

행정고시 7회 출신으로 국무조정실장, 증권거래소 이사장, KTB네트워크 회장 등을 거쳐 현재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을 지내고 있다.

그간 '경제이야기', '지식경제를 위한 교육혁명', '미래와 세상' 등을 집필했으며 최근 '이정구'를 통해 처음으로 장편소설 집필에 도전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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