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 '방경만號' 출범…KT&G 수익성 개선 '첫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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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 '방경만號' 출범…KT&G 수익성 개선 '첫 과제'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28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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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복인 전 사장 이후 9년 만에 새 얼굴…최근 3년간 영업익 감소
실적개선 '급선무'…해외궐련·전자담배·건기식 등 핵심사업 속도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KT&G가 9년 만에 새 수장을 맞이했다. 방경만 수석부사장이 여러 논란 속에서도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KT&G 사장직에 오른 것이다. 

방 신임 사장은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해외궐련·전자담배(NGP)·건강기능식품 등 3대 핵심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KT&G는 28일 대전광역시 본사 인재개발원 비전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방경만 수석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지난 2015년 취임한 백복인 전 사장 이후 9년 만에 사령탑이 교체됐다.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줄곧 '내부 출신' 인사가 수장에 오르고 있다.

방 사장은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한 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브랜드실장 재임 당시 출시한 '에쎄 체인지'는 현재 국내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국내시장 점유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방 신임 사장의 선임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앞서 내부 출신 인사가 줄곧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이를 두고 KT&G 특유의 '순혈주의'라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최대 주주인 IBK기업은행과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파트너스(FCP),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등이 방 사장 선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FCP의 요구로 '통합집중투표제'가 도입된 것도 변수로 꼽혔다. 통합집중투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후보자 중 상위 득표자 두 명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주주들은 1주당 2표를 행사할 수 있는데, 한 후보에게 몰아주기 투표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한때 방 사장이 낙마해 리더십에 공백이 생기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방 사장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9129만여 주 가운데 8409만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손동환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약 5660만표)와 KT&G 이사회가 추천한 임민규 엘엠케이컨설팅 대표(약 2450만표)를 크게 앞서며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주총 문턱을 넘어선 방 사장의 앞에는 수익성 개선 등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기업은행이 방 사장 선임을 반대한 가장 큰 요인이 '영업이익 감소'였던 만큼,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KT&G는 지난 2020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감소했다. 순이익은 9266억원으로 7.8% 줄었다. 매출은 5조8724억원으로 0.4%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방 사장은 KT&G가 3대 핵심사업으로 꼽은 해외궐련·전자담배(NGP)·건기식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낸다. 이를 통해 연간 매출액 10% 이상, 영업이익 6%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글로벌 탑 티어(Global Top-tier)'로의 도약을 위한 차기 경영전략으로 'T·O·P(Trust, Origin, Professional)'를 제시했다. 적극적 소통으로 이해관계자 신뢰를 제고하고, '퍼스트 무버'로서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며, 성과와 성장을 위해 글로벌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방 사장은 "3대 핵심사업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탑 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욱 단단한 신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 사장 선임을 반대했던 기업은행 측은 손동환 사외이사가 이사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손 이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법률 전문가다. 이러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된 전문성을 통해 이사회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 것은 물론, 향후 경영진 견제 및 감시 역할도 수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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