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명목 압박 수위 높인 정부…통신사·제조사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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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 명목 압박 수위 높인 정부…통신사·제조사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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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전환지원금 상향 조정·중저가 단말기 출시 확대 등 요구
통신 3사, 수익성 하락 우려↑…삼성전자, 프리미엄 전략 '제동'
정부가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명목으로 통신 업계와 스마트폰 제조사 등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가며 이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명목으로 통신 업계와 스마트폰 제조사 등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가며 이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정부가 가계통신비를 낮추겠다는 명목 아래 통신 업계와 스마트폰 제조사 등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통신사·제조사는 정부 방침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지만 프리미엄 전략에 제동이 걸리고 수익성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이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주요 통신 업계와 단말기 제조사 대표를 만나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함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김영섭 KT 대표이사,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등 통신 3사 대표와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통신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며 물가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민생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히면서, 최근 도입된 '전환지원금' 정책과 관련해 사업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전환지원금은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입할 때 통신사를 옮길 경우 이통사가 최대 50만원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다. 통신사들이 내놓은 3만원~13만원의 전환지원금이 최대 지원 가능한 금액에 못 미치자 이들에게 협조를 구하기 위해 만남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방통위는 간담회에서 통신 3사 대표에게 공시지원금 확대와 중저가 요금제 도입을, 제조사 대표에게는 전환지원금 분담과 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을 요구했다. 방통위 측은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통신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3사는 최근 요금제와 휴대전화 단말기 기종에 따라 최대 33만원까지 전환지원금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며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부응했다. 지난 1월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달 내로 3만원대 5G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정부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A15 LTE'
삼성전자 '갤럭시 A15 LTE'

삼성전자도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40만원대 중저가폰 갤럭시 A25에 이어 지난 18일 30만원대 A15를 시장에 선보였다. 또 다른 중저가 라인업인 A35, A55는 올 상반기 중 국내 출시될 전망이다.

가계통신비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압박에 통신사와 제조사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통신사들의 경우 전환지원금 인상에 따른 비용부담이 가장 큰 우려 요소다.

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환지원금은 대부분 통신사 부담"이라며 "번호이동이 25% 증가하고 전환지원금 평균값을 20만원으로 가정하면 통신 3사의 합산 마케팅 비용은 9.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마케팅 비용은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저렴한 5G 요금제 출시로 인해 통신사들의 매출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악재다. 증권가에선 통신 3사의 중저가 요금제 확대가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 하락세를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 폰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중저가 라인업 확대에 힘쓰는 삼성전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부문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실적을 계속해서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며 "차별화가 가능하고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의 제조 업체들은 프리미엄 부문의 성장에 따라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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