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0조" vs "비현실적"…'경영권 분쟁' 한미 오너가, 설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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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0조" vs "비현실적"…'경영권 분쟁' 한미 오너가, 설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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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미사이언스 주총 앞두고 주주 설득 통해 분쟁서 우위 점하기 위함
임종윤 사장측 "5년 내 순이익 1조·시총 50조원대 달성…200조원대 목표"
한미 측 "비현실적이고 실체 없고 구체적이지 못해… 객관적 전략 내놔야"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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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둘러싼 한미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치열한 설전이 법정다툼 이후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계속되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은 한미그룹 경영 복귀시 △100개 이상 바이오 의약품 제조 △5년 내 순이익 1조원·시가총액 50조원대 진입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원대 등의 목표 달성을 제시했고, 이에 모친인 송영숙 회장이 이끄는 한미그룹 측은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양측이 이처럼 치열한 설전을 이어가는 것은 다음 주 열릴 예정인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임종윤·임종훈 사장 측과 한미사이언스 측이 각각 제안한 이사 후보들 중 어느 쪽이 이사로 선임되느냐에 따라 두 그룹 간 통합 계획의 진행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주주들을 설득해 경영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그룹 경영에 복귀한다면) 1조원 이상을 유치할 계획이고,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개발 전문회사로 만들어 50조 가치를 가진 회사로 키워낼 수 있다. 계획이 실패한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월 한미사이언스가 한미-OCI 그룹 간 통합 추진을 밝힌 뒤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등을 신청하며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1조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공약으로 내고 싶다"며 "450개 화학약품을 론칭한 한미약품은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노하우가 있고 이것이 한미의 진정한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유치금으로 바이오 공장을 짓고 CDO(위탁개발), CRO(임상대행) 등 차별화된 개발 전문 회사로 만들어, 50조 가치로 키워낼 수 있다"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바이오의약품을 반드시 한미가 만들어낼 것이며, 나의 계획에 실패한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혔다.

또한 임 사장 측은 순이익 증가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파트 매각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앞서 두 형제는 '한미의 미래 전략'으로 5년 안에 순이익 1조 회사, 시가총액 50조 티어 진입, 장기적으로는 제2의 현대·기아차 그룹처럼 시가총액 200조 티어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사진=연합뉴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 측 시총 200조 가능 주장은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한미그룹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특성에 따라 생산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 단순화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공허한 느낌마저 준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이 100개 바이오의약품 생산 비전의 근거로 한미약품그룹의 450개 화학 의약품 생산 경험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의 기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임 사장이 내세운 '시가총액 200조원대 기업'이라는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도전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포부를 밝히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전략도 함께 내놓고 주주들께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오전 9시 경기 화성시 정남면 라비돌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총을 소집한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측에서 추천한 후보자들이 이사로 선임된다면 한미-OCI 그룹 간 통합은 계획대로 진행되겠지만, 두 형제 측 후보자들이 선임된다면 통합 계획이 변경될 수 있어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 한미그룹과 소재·에너지 기업 OCI그룹은 각 사 현물 출자와 신주 발행 취득 등을 통해 통합하는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OCI홀딩스는 7703억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포함해 총 27.0%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 지분 10.4%를 취득하기로 했다.

그러나 임종윤·종훈 형제가 통합에 반발하며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고, 뒤이어 각각 한미약품 대표와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한미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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