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계속된 유통 실험…"소비자에 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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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의 계속된 유통 실험…"소비자에 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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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서 고객들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 5층 사운즈포레스트에서 고객들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컨슈머타임스=이미현 기자 | 현대백화점이 MZ세대를 공략하며 간판 브랜드로 성장한 '더현대 서울'에서 그동안 롯데와 신세계 등 경쟁 백화점들이 적용하지 못한 실험적인 MD 시도를 이어가며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업계에서 처음 시도한 가상 아이돌 콘서트와 함께 진행한 관련 팝업스토어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소비자에게 이 같은 전략이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초대형 실내 공간인 사운즈포레스트를 활용해 가상 아이돌 콘서트와 함께 순차적으로 연 '이세계 아이돌', '스텔라이브', '플레이브'의 팝업스토어에 10만명 고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잠실주경기장 콘서트를 가득 채울 정도의 인원이다.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올린 매출은 총 70억원을 넘었다. 통상 패션 팝업스토어 한 달 매출이 10억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폭발적인 수준인 셈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 등의 인기에 주목했다. 이에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더현대 서울 전략의 일환에 따라 버추얼 아이돌 세 팀을 모아 한 달 동안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파격적 시도를 선택했다.

이세계 아이돌 팝업 입장 대기줄. [사진=이미현 기자]
이세계 아이돌 팝업 입장 대기줄. [사진=이미현 기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화면 너머로 만나던 멤버와 같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홀로그램 부스를 운영하고 현대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는 단독 영상을 콘서트에서 틀어주는 등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키운 체험형 콘텐츠로 다채롭게 선보인 것이 인기를 끈 주효한 이유"라며 "팝업스토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며 버추얼 아이돌과의 시너지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현대백화점은 개점 3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더현대 서울 등의 점포에 힘입어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백화점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9% 늘어난 2조402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영업본부 산하에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신설했다. 더현대 서울을 모델로 삼고 기존 점포에 새로운 콘셉트와 방향성을 적용해 나가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통해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소위 명품 브랜드 유치 없이도 MZ세대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패션·뷰티 브랜드와 지속적인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을 입증해 가고 있다. 

지난해 기준 더현대 서울의 20~30대 매출 비중은 58%로, 현대백화점의 다른 점포 평균(28.1%)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난다. 더현대 서울의 성장을 이끈 큰 손들은 MZ란 의미다.

더현대 서울에 MZ세대의 발걸음을 이끈 데는 무엇보다 기존 백화점 MD의 틀을 깨고 엔터테인먼트 분야 콘텐츠를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핵심 시설)로 적극 활용한 '엔터 테넌트'(엔터테인먼트+앵커 테넌트)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쇼핑 공간을 이색적인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방향성과 엔터 콘텐츠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더현대 서울의 경우 작년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인 56%가 10㎞ 이상 떨어진 광역 상권에서 나왔는데, 엔터 팝업스토어 매출의 광역 상권 비중은 이보다 높은 72.3%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2년 9월 더현대 서울에서 오픈한 걸그룹 '뉴진스' 팝업스토어를 신호탄으로 다양한 점포에서 엔터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왔다.

올해 들어선 K팝에 관심이 높은 대학생과 유학생이 주로 찾는 신촌점에서 데뷔 전부터 주목받은 아이돌그룹 '라이즈'의 데뷔 후 첫 팝업스토어 등을 진행하는가 하면, 목동점에선 4050 고객을 타깃으로 백화점 최초 '송가인' 팝업스토어를 열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도 첨단 디지털 및 미디어 기술 접목과 아티스트 협업에 기반한 엔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활권 쇼핑몰을 탈피해 체류 시간과 원정 방문객을 늘리는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테일이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새롭고 이색적인 경험을 즐기는 공간으로 재정립되면서 기존 유통업계에선 비주류에 해당했던 엔터 콘텐츠를 집객 요소가 높은 앵커 테넌트로 적극 키워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대백화점의 MD 경쟁력을 극대화해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신개념 리테일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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