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쩐의 전쟁'…한국, 글로벌 이커머스 격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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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 쩐의 전쟁'…한국, 글로벌 이커머스 격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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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24년 03월 1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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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업체·쿠팡에 C-커머스 가세…10여곳, 300조 시장 놓고 쟁투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기업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한국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를 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발 '쓰나미'가 시작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구도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기존 토종 업체가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미국과 중국, 다른 아시아 국적 업체까지 가세해 한국이 글로벌 이커머스 격전지가 된 양상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227조원대. 이 시장을 장악하고자 국내외 10여개 업체가 투자했거나 투자할 자금은 어림잡아 13조원을 웃돈다.

JP모건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2026년에 30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토종과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의 경쟁도 그만큼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 '초저가 물량 공세' 한국 시장 뒤흔드는 C-커머스

2018년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인기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플랫폼 마케팅을 본격화하며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10월 한국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베뉴)를 개설해 한국 셀러를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상품 영역도 가공·신선식품으로 확대했다. 1년 새 한국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다.

덩달아 이용자 수도 급증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월간 사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2월(355만명)과 비교하면 130% 급증한 것이다.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쿠팡(3천10만명)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지난해 7월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도 7개월 만에 58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에 안착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C-커머스의 공습'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3년간 11억달러(약 1조4천471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업계에선 알리익스프레스가 이커머스 사업을 위한 최적의 환경에 주목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17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외에 탄탄한 물류 인프라, 서비스에 필요한 고도의 정보기술(IT),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 성향, 구매력 있는 인구 등 여러 요인이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전 세계에서 점점 인기가 올라가는 K-상품을 플랫폼에 탑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견해도 있다.

◇ C-커머스 공습에 기존 이커머스들 '생존 갈림길'

알리익스프레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기존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이미 진입해있는 업체들이 지금까지 쏟아부은 투자액은 공개된 것만 최소 12조원이다.

미국 뉴욕 증시 상장사인 쿠팡이 전국 물류망 구축 등에 6조2천억원을 투자했고 신세계그룹은 3조5천억원을 들여 G마켓을 인수했다. 11번가는 5천억원, 컬리는 1조원을 각각 투자받아 사업 자금으로 썼다.

이밖에 싱가포르 기반의 글로벌 이커머스 큐텐이 2022∼2023년 사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 3개 사를 인수하는 데 쓴돈은 6천억원대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가 계획한 투자액까지 포함하면 최소 13조원대의 자금이 한국 시장에 몰린 것이다.

문제는 쿠팡을 제외한 기존 이커머스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도 여전히 손실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무리한 몸집 불리기 경쟁 탓이다. 더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난해부터 수익성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피나는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으나 아직은 그 효과가 가시화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 토종 이커머스 관계자는 "생존을 위한 피 나는 '군살빼기' 와중에 알리·테무라는 쓰나미를 맞게 된 터여서 내부적으로 느끼는 위기의식은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이커머스 최강자 쿠팡도 초조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쿠팡은 연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흑자 6천억원을 달성하며 창립 13년 만에 '유통 제왕'으로 공인받았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중국산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파고들면서 더는 과거와 같은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와이즈앱 기준 1년 새 증가한 쿠팡 앱 이용자 수는 57만명으로 알리익스프레스(463만명)와 테무(581만명)에 한참 못 미친다.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 개막
7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4 코리아 이커머스 페어'에서 참관객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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