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식 개혁 핵심은 '신상필벌'…"부진하면 CEO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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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식 개혁 핵심은 '신상필벌'…"부진하면 CEO 교체"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13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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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식 KPI 기반 성과 중심 보상 체제 개편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신세계그룹이 성과주의를 토대로 한 '인사 혁신'으로 '정용진호(號)'의 첫 발을 내딛는다. 최고 경영자(CEO)라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바로 교체하는 '신상필벌' 인사로, 내부 시스템 개혁에 본격 나서겠다는 취지다. 

신세계는 내부에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달부터 임원진 수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그룹 전통처럼 이어온 연말 정기인사 체계를 떠나 각 계열사 실적에 따라 수시로 임원을 교체하는 방식이다. 

신세계가 '수시 인사' 체제를 가동하는 이유는 그룹이 실적 개선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무게추가 옮겨가면서 전통 유통 강자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신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는 이마트를 비롯해 다수의 계열사들이 실적 악화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세계건설은 187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여파로 창립 이래 첫 연간 적자를 냈다. 연간 매출도 29조4722억원으로 쿠팡(31조8298억원)에 뒤졌다. SSG닷컴과 G마켓도 규모는 줄었으나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신세계는 차원이 다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수시 인사' 제도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부진에 따른 인사 교체가 필요한 '타이밍'이 발생하는 즉시 기민한 대응을 통해, 각 계열사들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며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사 체계'를 강조하며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한 바 있다.  

신세계는 성과 중심의 인사 체계 구축을 위해 핵심성과지표(KPI)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KPI는 성과 측정의 정성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정량적 지표를 중심으로 조직 또는 개인의 성과를 계량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실 산하에 'KTF(K태스크포스)'와 'PTF(P태스크포스)' 등 두 개 전담팀을 신설했다. K태스크 포스가 신세계식 KPI 수립을, 이를 기반으로 한 기존 평가 보상 제도 개편은 P태스크포스가 맡는다. 정 회장은 인사 관련 세부 개편안을 수시로 보고받고 개괄적 방향을 주문하는 등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인사 제도 혁신에 따라 성과 보상 체계도 세분화된다. 

지금까지는 각 계열사들의 성적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개인의 성과와 관계 없이 직급별로 똑같은 성과급을 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성과를 낸 조직과 임직원에게 확실한 보상이 주어질 수 있도록 변화를 줄 방침이다.

정용진 회장 역시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 두 번째 회의에서 "인사 확보를 포함한 '인사'는 각 그룹 계열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더욱 신중하면서도 정확한 인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나 과거보다 임직원의 업무 의욕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수시 인사' 제도 강화에 따른 첫 타깃은 이마트를 비롯해 신세계건설, SSG닷컴·G마켓 등 부진이 지속된 계열사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내 긴장감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정기 인사 때까지 기다려주던 관행이 '무용지물'이 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수시 인사'는 과거에도 이뤄졌던 부분이나 앞으로 좀 더 면밀하고 기민한 인사를 시행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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