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어 미국'…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글로벌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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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어 미국'…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글로벌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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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샌더스 주지사실 X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활발한 글로벌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최측근을 만났으며, 지난달에는 브라질 대통령과 회동해 투자 계획을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리스크가 큰 중국과 러시아 사업을 철수하고 미국·브라질·인도 등 거대·유망 시장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방한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아칸소 주지사와 회동했다.

샌더스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인물이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샌더스 주지사를 만나 미국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 내 다양한 리스크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집계한 완성차 실적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의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165만2821대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이는 미국 진출 후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현대차·기아는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GM(257만7662대) △토요타(224만8477대) △포드(198만1332대)에 이어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지난 2021년 혼다를 제치고 5위를 기록한 지 2년 만에 스텔란티스마저 넘어섰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너럴 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빅 3을 상대로 4년간 25% 임금 인상을 끌어낸 '전미 자동차 노동조합(UAW)'이 외국계 기업을 겨냥하면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맞이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워싱턴 정가와의 인연을 강화해 미국 내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기할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났다. 사진=현대자동차·기아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2일(현지 시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났다. 사진=현대자동차·기아

정 회장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브라질을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면담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브라질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중남미 생산 거점이며, 중남미 시장 공략의 첨병인 현대차 브라질 법인과 중남미 권역 본부가 위치한 곳이다. 정 회장은 브라질과의 동반 성장을 강조하며 친환경 분야, 미래 기술 등에 2032년까지 1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모빌리티 경쟁이 격화될 브라질 시장에서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앞선 수소 기술을 활용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등 브라질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장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 등 전동화 차량을 투입해 브라질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올해 양산 예정인 기아 전용 전기차 'EV5'도 출시하며 브라질 전동화 라인업을 지속 확대한다.

그린 모빌리티 혁신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브라질 현지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FFV(혼합 연료 차량) 전용 파워트레인도 개발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3년 8월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인도 전략 차종 생산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8월 현대차 인도공장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기아

정 회장은 지난해 인도·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 시장으로 거론되는 아시아 지역을 방문해 글로벌 사업을 직접 살폈다.

그는 지난해 8월에는 인도를 방문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와 현대차 인도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전기차 전략을 비롯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점검했다. 9월에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아세안권역본부 임직원들과 현지 전동화 전략 등을 논의했다.

2023년 10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에 동행했으며, 사우디 국부펀드와 합작해 연간 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CKD 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정 회장의 행보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더 이상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망한 시장을 찾아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미 자동차 노동조합 리스크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 내 리스크가 터지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향후 글로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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