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축소 운영' 본격화…'병동·응급실·직원' 모두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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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축소 운영' 본격화…'병동·응급실·직원' 모두 줄인다
  • 인터넷팀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06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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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수술·입원환자 급감에 '병동 통폐합' 나서
응급실은 '파행' 수준 축소…진료대상 대폭 줄이고, '요일제 운영'까지
간호사 등 직원들엔 "무급휴가 떠나라"…'강제 무급휴가' 피해도 잇달아
'수술 70% 축소' 등에 환자 피해 눈덩이…피해상담 1천건 육박
텅 빈 병동
전공의 집단 이탈이 길어지는 가운데 27일 오후 부산의 한 대학병원 내 병동이 텅 비어 있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보름을 넘기면서 전국 주요 병원들이 본격적인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전공의들의 대규모 이탈로 진료와 수술 건수 등이 크게 줄면서 입원환자가 급감한 데 따른 조치다. 운영 병상수를 대폭 줄인 것은 물론 '병동 통폐합'도 잇따르고 있다.

각 병원 응급실은 진료 대상을 대폭 제한한 데 이어, 응급환자 접수가 불가능한 요일을 공지하는 등 '파행' 수준으로 운영이 축소되고 있다.

매출과 수익 급감에 직면한 병원들은 간호사 등 직원들로부터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무급휴가를 병원 측이 '강요'한다는 하소연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병원의 수술건수가 70%가량 급감하는 등 의료공백이 악화하면서 환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진료 지연 안내'
9천명에 달하는 전공의가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5일부터 이들에게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위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병원에 놓인 진료 지연 안내문. 

◇ 병상수 대폭 축소…'병동 통폐합' 나선 병원도 잇따라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진료와 수술, 입원환자 등이 모두 급감한 주요 병원들이 병상수 축소에 이어 병동 통폐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정신과 폐쇄병동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정신과 응급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도 오는 8일부터 정형외과 병동 2곳을 통합할 예정이다.

전남대병원은 이날부터 입원환자가 급감한 2개 병동을 폐쇄하고, 해당 병동 의료진을 응급·중환자실과 필수의료과 등에 재배치했다.

부산대병원은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1천172병상의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지자 유사 진료과끼리 병동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충북대병원도 간호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환자 수가 적은 입원병동 2곳을 폐쇄하고, 환자들을 다른 병동으로 옮겼다.

제주대병원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최근 간호·간병서비스통합병동을 2개에서 1개로 통폐합했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들인 '빅5' 병원들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병동 통폐합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병동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환자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 보니 이들의 관리를 위해서라도 불가피하게 해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 지치는 의료 현장…병상 축소·환자 불편

◇ 응급실 기능 대폭 축소…요일제 운영 등 '파행' 수준

전공의들의 이탈로 응급실은 중증환자 위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중증 응급환자마저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전부 수용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응급실 운영이 축소되고 있다. 응급실이 '유명무실'해진 병원들도 속출하는 실정이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은 가장 위중한 응급환자에 속하는 심근경색, 뇌출혈 환자도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응급 투석 환자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과시간인 오전 8시∼오후 6시만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도 내과계 중환자실(MICU)은 더 이상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지역 병원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매주 수, 목요일 외과 진료가 아예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영남대병원 응급실도 외과 의료진 부재로 추적관찰 환자 외 신규 환자 수용이 어려운 상태다.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도 의료진이 부족해 호흡곤란 및 호흡기계 감염 환자를 받을 수 없다.

◇ 간호사·직원들에 "무급휴직 떠나라"…환자 피해는 '눈덩이'

주요 병원이 본격적인 '축소 운영'에 들어가면서 병동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나 사무·보건·기술직 등은 무급휴가를 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이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현재 검토 중이다.

서울시내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줄어들다 보니 병원의 적자가 어마어마하다"며 "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병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병원을 무급휴가 신청 접수와 함께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연차휴가 사용도 독려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무급휴가 강요'로 인한 피해 신고가 전국에서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병원들의 축소 운영은 환자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누적 상담 수는 916건으로 1천건에 육박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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