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은 기자의 솔직 담백한 리뷰를 시작한다. 공대장의 윽박도 발열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기도 용광로 같은 마음만큼은 막을 수 없다. 학창 시절 담벼락을 넘어 몰래 친구들과 즐기던 고전 게임부터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최신 게임까지 연령·장르 불문 모든 게임에 덤벼들 예정이다. 좋고 나쁨이 분명한 시선에 포커스를 맞춰본다. <편집자주>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7일 MMORPG '롬'을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하고 양사가 글로벌 동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시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마케팅 및 플랫폼을 지원하고 레드랩게임즈는 개발, 운영을 포함한 전반적인 게임 서비스를 담당한다.
롬은 자유도 높은 경제 시스템과 PK(플레이어 킬) 시스템 등을 구현해 냈으며, 실시간 번역 지원 채팅 시스템을 지원해 영지전, 공성전 기반의 대규모 전장을 지역간 구분 없이 글로벌 통합 전장으로 구현했다. 또한 복잡한 구조의 스텝 업, 시즌 패스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핵심 소환 상품인 가디언을 게임 재화로 소환하는 등 단순하고 합리적인 비즈니스모델(BM) 정책을 지향하고 있다고 회사는 밝힌 바 있다.
'롬'의 첫인상은 화면만 봐도 익숙한 풍경에 새 게임이라는 인식은 덜 하다. 출시 전부터 말 많고 탈 많았던 게임이라 궁금했다. 엔씨소프트와 표절 공방에 휘말리며 소송전을 예고한 만큼 이런 게임엔 더 관심이 가기 나름이다. 직접 해본 결과 엔씨'의 리니지W'와 비슷하다. 물론 이 문제는 법정에서 가릴 일이다. 다만, 수많은 시선이 결과에 주목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결과에 따라 향후 게임사들이 개발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도 궁금하다.
일단 익숙한 풍경에 기대감은 반감된다. 여기에 더해 스토리에서도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리니지 라이크임을 감안한다면 말은 달라질 것이다. 대부분의 게이머가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고 넘기기에 분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누군가에겐 심플해 장점으로 자리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회사가 말했듯 BM 정책에 대한 불만은 없다. 과도하다는 느낌이 없으며 무과금으로도 얼마든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단, 40레벨이 넘어가면 솔로 플레이에 어려움이 찾아온다. 이 어려움은 사냥이 불가하다기보다 속도가 더뎌진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퀘스트의 경우 무리하게 사냥을 진행하다가 사망해 경험치와 아이템을 잃기보다 접속자가 많은 만큼 묻혀서 해결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서버 접속 대기에 자주 걸리는 만큼 많은 사람이 이 게임을 즐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활하게 게임을 즐긴다고는 선뜻 말하지 못하겠다. 카카오게임즈는 대기 순위에 따라 대기 보상을 지급하고 있지만 원성을 잠재우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접속하더라도 던전 등에서 자동전투를 걸어두면 어느새 튕겨서 허송세월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회사도 인지하고 있는듯하다. 게임 중 안내를 통해 "게임 비정상 종료 및 연결 끊김 관련 제보를 카페 공지 사항을 통해 받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오류가 제보되고 있지만 직접 겪은 경우는 이 서버 불안정이 유일했다.
삼성 갤럭시 S24와 S23으로 이 게임을 즐겼다. 최신 폰이라 사양은 이 게임을 돌리는데 무리가 따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배터리 소모와 발열은 심각한 수준이다. 우습게도 꽃샘추위가 찾아오면서 때론 고마울 때도 있다.
보안 측면인 부분이라 장점으로 봐야 할지 단점으로 봐야 할지 예매한 구석이 있지만 하나의 기기로 즐겨야 한다는 점은 불편했다. 기기를 등록하고 즐기는 구조다 보니 다른 기기로 즐기 땐 매번 등록 인증을 해야 한다. 큰 화면으로 즐기기 위해 태블릿을 켜더라도 인증이 귀찮아 지정 휴대전화 하나로만 플레이하다 보니 외출 시 배터리 소모로 인한 심리적 위축이 뒤따른다.
롬은 구글 게임 인기 순위 7위(4일 3시 20분 기준)에 있다. 출시 기간을 감안한다면 좀 더 위에 위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지만, 게임을 즐길 때마다 인기가 피부로 와닿는다. '아레스'처럼 신선함이 더해졌다면 어땠겠냐고 생각을 하게 된다. 꼭 리니지 라이크의 공식을 따를 필요가 있나 싶다. 오래전부터 검증된 안정적인 구조이긴 하겠지만 창의력이 더해지고 변화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장르적 특성상 유저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이 부분은 아쉽게 다가온다. 모험을 담고 있는 게임인데 개발이나 시스템적으로 모험은 부족해 보인다. 생각했던 딱 거기까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이 인기가 이어지길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