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韓 시장 잠식 가속화…국내 이커머스 업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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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韓 시장 잠식 가속화…국내 이커머스 업계 '어쩌나'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3월 05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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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의 거센 공세에 국내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에 점유율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침투'를 막아내고자 G마켓, 쿠팡, 11번가, SSG닷컴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정부에도 도움을 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직구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을 통한 직구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3조287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직구액의 48.7%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알리, 테무 등이 최근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초저가 물량 공세를 펼친 것이 중국 직구액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알리 앱 사용자 수는 717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336만4000명) 대비 113% 급증했다. 테무 앱 이용자 수도 지난해 8월 52만명에서 지난 1월 기준 570만9000명으로 대폭 늘었다. 

알리와 테무의 국내 이용자 수만 해도 100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앱 1~2위에도 알리와 테무가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입증했다.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초저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초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저가 제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와 배송까지 진행하면서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세와 부가세, KC 인증 비용 등이 발생하지 않는 '해외 직구'의 장점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대응조차 할 수 없는 '극초저가' 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게다가 최근 고물가의 장기화되면서 중국 저가 제품에 대한 불신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확대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소비자 유입은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이들은 초저가 전략에 이어 배송 기간 단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알리는 지난해 6월 산둥성 웨이하이와 옌타이에 약 9000평 규모의 '한국행 전용 물류센터'를 지었다. 이를 통해 약 한 달가량 소요되던 국내 배송 기간을 3~7일로 단축시켰다. 알리는 보다 획기적으로 배송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한국 내 물류센터 건립도 고려 중이다.

저가의 중국산 공산품을 넘어 가구·가전·뷰티·신선식품 등으로의 카테고리 확장도 본격화한다. 알리는 지난해 10월 한국산 상품 판매 채널인 '케이베뉴'를 운영 중이며, 현재 한국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동원F&B,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이 공식 입점한 상황이다. 알리가 케이베뉴에 입점한 모든 판매자들에게 입점·판매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입점 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관·부가세 관련한 이점을 누리면서도, 품질이나 가품 판매 등 각종 논란에도 관련 법규 미비로 제재도 받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내 기업들이 중국 이커머스에 종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리나 테무가 초저가 상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로서는 가격적으로 '맞불'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소비자들도 가성비를 중요시하면서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중국산 저가 제품과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초저가 전략으로 중국 플랫폼에 대응할 수는 없다"며 "'가격'이라는 이성적 전략으로는 경쟁이 안 되는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로 소비자들과 '라포(유대관계)'를 형성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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