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쿠팡 시대'…'흑자 기조' 이어가기 위한 과제는
상태바
이제는 '쿠팡 시대'…'흑자 기조' 이어가기 위한 과제는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29일 08시 03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쿠세권' 구축에 총력…연간 '흑자 달성' 비결
이마트·롯데 제치고 업계 1위 차지…'쿠이마롯' 재편
노동문제·납품가 갈등·中 이커머스 침공 등 과제 산적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고 묻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김범석 의장의 꿈이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켓배송'을 앞세워 전국을 '쿠세권'으로 만들며 유통 혁신에 집중한 결과,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이라는 과실을 맺은 것이다. 

이와 함께 쿠팡은 이마트, 롯데 등 굵직한 전통 유통 기업을 따돌리고 '유통 1위' 자리도 차지했다.

쿠팡이 2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6555억원(65억6100만 달러·분기평균 환율 1319.2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715억원(1억3000만 달러)으로 51% 증가했다.

연간 기준 매출은 31조8298억원(243억8300만 달러·연평균 환율 1305.41원), 영업이익은 6174억원(4억73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쿠팡이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0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지난 2021년부터 꾸준히 영업손실을 기록해왔으나, 2022년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한 후 매분기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쿠팡의 수익성 개선에 발판이 된 것은 바로 '로켓배송'이다. 기존의 복잡한 택배 관행을 허물고 직매입 기반으로 제조사·쿠팡 물류센터·배송센터를 거쳐 고객에 이르기까지 유통경로를 4단계로 줄인 것이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은 국내 인구 70%가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 이내 거주하는 '쿠세권(쿠팡+역세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6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현재 로켓배송이 가능한 쿠세권은 전국 260개 시·군·구 가운데 182개(70%)까지 늘었다. 물류센터도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을 구축했으며, 연면적은 2022년 기준 축구장 500개 규모인 112만평(370㎡)에 이른다. 

로켓배송과 함께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 수 역시 전년 대비 27% 증가한 1400만명으로 집계되면서 '락인 효과'를 톡톡히 입증했다. 

쿠팡이 지난해 와우 회원에게 제공한 비용 절감 혜택만 약 4조원에 달한다. 로켓배송을 통한 빠른 배송과 다양한 쿠팡 할인 상품을 비롯해 쿠팡이츠 10% 할인, 쿠팡플레이 스트리밍 서비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쿠팡 활성 고객(제품을 분기에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지난해 4분기 2100만명으로 늘었고, 고객 1인당 매출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1만1600원(3개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핵심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매출은 30조7998억원(234억9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쿠팡의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으면서, 굵직한 유통기업들도 앞지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매출이 각각 29조4000억원, 14조5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어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 5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늘었지만, 쿠팡의 영업이익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유통시장이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에서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쇼핑)으로 재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쿠팡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행태가 급변하면서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이 휘청이는 사이 이커머스 시장 상승세에 제대로 올라타며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며 유통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다만, 쿠팡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일각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성 개선이 더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와우 멤버십 외의 '캐시카우'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쿠팡이츠·대만사업·쿠팡페이·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분야 매출은 1조299억원(7억89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지만, 연잔 조정 EBITDA 손실을 6083억원(4억6600만 달러)로 10% 증가했다. 

국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초저가'를 앞세워 거센 공세를 퍼붓고 있는 만큼 쿠팡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717만5000명, 테무는 570만9000명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과로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 노동 관련 문제를 비롯해 주요 제품 납품가를 둘러싼 국내 기업들과의 갈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허위단가' 문제 등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적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쿠팡은 설립 초기부터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량'을 만드는데 도전해왔다"며 "언제나 그랬듯 쿠팡은 무엇보다도 고객의 '와우' 경험을 위한 끈질긴 노력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