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공모주 '묻지마 투자',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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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공모주 '묻지마 투자',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26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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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에이피알(APR)이 올해 첫 '대어급' 신규 상장사로 흥행하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조 단위 대어인 에이피알의 일반청약에는 14조원이라는 거금이 모였다. 높은 경쟁률로 인해 청약 참여자 100명 중 6명만이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따따블(공모가의 4배)' 달성 여부다. 상장 첫날 따따블에 성공하면 단숨에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주식)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갈 곳 없는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공모주에 투자하면 흥행, 투자안하면 바보'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묻지마 투자'를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모가가 부풀려진 채 시장에 오른 주식을 받아내는 것은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다.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 상단이 최고 400%까지 높아지면서 새내기 상장주들이 급등하자 일명 '치고 빠지기'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상장 첫날은 무조건 오른다는 잘못된 인식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팽배하면서 너도나도 공모주에 주문을 넣고 있다.

하지만 일반투자자 대부분은 상장된 후 일주일 안에 차익을 실현하다보니 공모 직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모인 자금이 갈 데가 없는 상황인 만큼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장 상황의 문제로 보여 진다. 마땅한 투자처나 주도주가 없는 시장 상황이 이 같은 과열을 부추기는 것만 같다.

부진한 수요예측에도 일단 상장만 하면 200%에 가까운 상승률이 나오면서 '묻지마 투자'와 '단타'가 기승을 부려 안타깝다. 시장에서 수요예측 열기는 점차 과열되고 있지만 새내기 주들의 공모가가 상장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연초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수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 불가피한 주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대주주는 주가가 올랐을 때 시세차익을 보고 빠져버리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경우 제한장치가 없다. 

과도한 쏠림 현상으로 기업가치가 부풀려질 경우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공모가격이 기업가치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주는 진입장벽이 있는 기업군이 아니라 유니콘에 속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과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때문에 공모주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종목에 대한 분석 없이 수요예측에 공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물량을 목표 대비 많이 받는 것에 따른 리스크도 생길 수 있다. 

공모주 투자 차익은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따라 결정된다. 공모가와 동종기업의 주가 수준을 비교하고 연구원들의 분석보고서를 참고해 적정 주가를 계산해보고 투자해야 한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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