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알리', 불법 광고·물품 판매…'막가파식 운영'에 된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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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알리', 불법 광고·물품 판매…'막가파식 운영'에 된서리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23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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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물품·국민정서 자극 등 문제 소지 많은 상품 판매 '논란'
알리 측 "현지화 과정에서 개선사항 많아…문제 상품 철저히 관리할 것"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나가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무분별한 영업 행태로 비판에 직면했다. 이는 불법 광고 논란에 이어 국내 유통이 금지된 상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문양이 그려진 상품도 판매해 우리나라 국민 감정까지 건드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국내 사용자 수는 717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쿠팡, 11번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처럼 알리익스프레스가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갖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고'라는 표기 없이 광고성 문자메시지나 앱 푸시, 이메일 등을 발송해 문제가 됐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50조와 시행령 제61조에 따르면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해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면, 정보가 시작되는 부분에 '(광고)'라고 표기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3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수면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광고와 함께 판매한 멜라토닌 캡슐 제품도 문제다. 멜라토닌은 불면증 치료를 위해 많이 쓰이는 호르몬제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멜라토닌을 온라인상에서 불법 유통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 안전성 등을 이유로 멜라토닌을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고, 통관금지 품목으로 지정해 해외 직접구매도 금지하고 있다.

이밖에 전자상거래 또는 통신 판매가 금지된 '도수 안경'은 물론, 미니 이쑤시개 발사기나 석궁 등 위험 물품도 버젓이 판매돼 도마에 올랐다.

국민정서에 반하는 물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티셔츠나 액세서리,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이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중국 전통 의상 '한푸' 등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문제가 된 상품들을 판매 목록에서 지웠다. 그러나 성인 인증을 거치지 않은 성인 제품이나 KC 안전 인증 마트가 없는 가스용품 등 여전히 무분별한 상품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또 한복을 검색하면 여전히 한푸가 함께 노출되는 상황이다.
 

'한복'을 검색하면 여전히 '한푸'도 함께 노출되고 있다. [사진 =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소비자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 건수는 465건으로 전년(93건) 대비 5배 늘었다. 올해 1월에 접수된 피해 사례만 해도 150여 건에 달한다.

배송 지연, 오배송, 상품 누락, 배송 중 분실을 포함한 계약불이행이 226건(49%)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계약해제·해지 관련이 143건(31%), 품질불만이 82건(18%)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저가상품을 이용하는 소비자 비중이 큰 알리익스프레스 특성상 절차가 복잡해 금액이 크지 않은 소비자들은 환불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 실제 소비자피해는 접수된 피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법을 어기면서 무분별한 상품을 판매하고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이를 제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외 플랫폼 사업자의 불법 행위를 제재할 법적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클린' 정책을 통해 △셀러 검증 강화 △한국 시장 맞춤형 알고리즘 운영 △한국어 전용 IP 보호 포털 출시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조치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국내 업체와 비교해 여전히 허술한 모니터링 시스템 등으로 인해 '필터링' 없이 문제 소지가 큰 물품들이 지속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현지화를 해나가는 단계에서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앞으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상품들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며 적절치 못한 상품 적발 시 즉시 조치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키워드 검색이나 우회 검색어 등 자사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문제 상품들을 더욱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선 관세청 중심으로 정부 기관들 간의 협업을 통해 상품의 국내 반입 과정에서 문제 요인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걸러낼 수 있도록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 측에 소비자 피해에 대한 사후 피해 구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고객센터 운영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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