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TSMC '맹추격'…'2나노 수주·ARM과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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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TSMC '맹추격'…'2나노 수주·ARM과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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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삼성전자가 일본의 인공지능(AI) 업체와 최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인 '2나노(㎚·10억분의 1m)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암)과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는 글로벌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 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해소하는 한편, 추격자인 미국 인텔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의 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AI 가속기를 비롯한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설립된 PFN은 AI 딥러닝(심층학습) 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업체다. 도요타, NTT, 화낙(Fanuc) 등 여러 업종을 넘나들며 주요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최근 ARM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설계 자산(IP)을 자사의 최첨단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에 최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기업의 최첨단 GAA 공정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파운드리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업계 1위 TSMC와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2분기 36.9%p이던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45.5%p로 확대됐다.

여기에 인텔이 삼성전자의 추격자를 자처한 점도 부담 요소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텔은 2030년까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텔이 파운드리 업계 2위인 삼성전자를 따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ARM과의 동맹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파운드리 1위인 TSMC가 양산하는 3나노는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다.

GAA 기술은 공정 미세화로 트랜지스터의 성능이 떨어지는 걸 막아주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핀펫 공정보다 전류 조절이 더 정교해지고 확실하게 전류 제어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삼성전자와 ARM간 협업으로 팹리스 고객들은 생성형 AI 시대에 맞는 SoC 제품 개발 과정에서 Arm의 최신형 CPU 접근이 용이해진다.

양사는 팹리스 기업에 적기에 제품을 제공하면서도 우수한 PPA(소비전력·성능·면적) 구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계종욱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디자인플랫폼개발실 부사장은 "양사는 다년간 쌓아온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며 "이번 설계 기술 최적화를 통해 팹리스 고객들에게 최선단 GAA 공정 기반 초고성능, 초저전력 코어텍스-CPU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지난 2022년 100곳이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이 오는 2028년 211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AI 기업으로부터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한 것도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가 오는 2025년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는 2나노 시장을 선점했다는 측면에서 삼성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를 통해 향후 대형 수주 가능성이 나오는 점도 삼성전자에게 호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PFN으로부터 2나노 AI 가속기 생산을 수주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며 "PFN 주요 고객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도요타 등으로 구성돼 있어 향후 미국과 일본에서 추가적인 대형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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