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일가, 경영권 놓고 주총 표 대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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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일가, 경영권 놓고 주총 표 대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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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남 "지주·자회사 대표로 경영복귀 할 것"
그룹 측 "법과 절차에 따라 OCI와 통합 진행"
한미약품(사진=연합뉴스)
한미약품(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둘러싼 한미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집안 갈등이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최근 그룹의 경영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룹 측은 "법과 절차에 따라 (OCI와의) 통합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사회를 통해 경영권 교체 후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이,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에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8일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주주 제안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다음 달 개최 예정인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와 이들이 지정한 4명의 후보자 등 총 6명이 한미사이언스의 새로운 이사로 선임될 수 있도록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는 내용이다.

두 사람은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이 현물출자·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통합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 줄곧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소속되지 않아 OCI와의 통합 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까지 지냈지만 2022년 3월 대표직에서 내려온 후 한미사이언스 대주주 및 한미약품 사장으로 남아 있다.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대주주이자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주주 제안의 목적은 단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그룹의 현 경영진이 고(故) 임성기 회장 작고 이후 밀실 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구성을 둘러싼 표 대결이 예상된다. 현재 두 형제와 그 배우자 및 자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28.4%로,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 31.9%보다는 적다.

두 형제는 다만 가현문화재단(지분율 4.9%)과 임성기재단(지분율 3%)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송 회장 측 지분이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OCI그룹은 대기업집단에 속하고 대기업집단의 공익법인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OCI와 통합을 결정한 한미사이언스의 재단들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3월 주주총회 시점에서는 아직 OCI그룹과 통합 절차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공익재단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지분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의 약 1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을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신 회장은 중립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측은 여타 투자자와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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