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저출산과 대중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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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저출산과 대중교통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2월 05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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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중교통은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봐도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버스와 지하철의 적절한 노선, 편리한 환승이 다른 외국의 대중교통보다 뛰어나다. 필자는 해외를 그것도 선진국들을 많이 다녀봤지만 한국만큼 편리한 대중교통을 갖춘 나라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편리함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엄청 저렴한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이렇듯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 교통이지만 가끔 사회적 갈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한때 이슈가 되었던 전국 장애인 차별 철폐 연대(전장연)의 시위와 요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지하철 노인 무임 승차이다. 전장연의 통행권 보장 시위는 그 당위성에 대한 논란 보다는 시위의 방식 때문에 문제가 된 측면이 많다. 지하철의 노인 무임승차는 기성세대와 미래세대의 세대간 갈등으로 비춰 지기도 한다. 양쪽의 의견이 일응 타당한 면도 있고 부족한 면도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의 의견이 옳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영국 런던의 대중교통과 비교해 보자. 영국은 세계 최초의 기차, 세계 최초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종주국이다. 먼저 전장연 시위에서 문제가 된 통행권측면을 살펴본다면 서울의 대중교통은 런던의 그것에 비하여 한참 뒤쳐져 있다. 모든 지하철 역에는 엘리베이터(영국식 영어는 리프트 라고 표현한다)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모든 버스에 뒷문으로 휠체어를 탄 채로 바로 승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다. 별도의 휠체어 주차공간이 마련된 것은 물론이다.

영국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휠체어를 탄 사람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휠체어보다 훨씬 더 자주 마주치는 장면은 유모차를 끌고 버스를 타는 사람들 이다. 휠체어가 쉽게 승차할 수 있는 버스 시스템은 유모차도 역시 쉽게 승차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한국에서 유모차를 끌고 쉽게 버스를 탈 수 있는지 상상해 보자. 과연 우리나라가 아이를 편하게 키울 수 있는 나라인지 자문하게 된다.

런던의 60세 이상은 무임승차이다. 한국보다 5년 빠르다. 단, 출퇴근 시간에는 무임승차가 아니다. 더 큰 차이점은 어린이의 무임 승차이다. 런던은 만 10세까지는 어린이의 요금이 무료다. 서울은 만 7세부터 요금을 받는다. 적어도 런던에서는 유모차를 타는 아동이나 10세 이하의 어린이를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서울보다 훨씬 편리하고 저렴하다.

장애인의 통행권 보장은 단지 약자에의 배려 측면이 아니라 저출산 해소 대책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노인의 무임승차는 출퇴근시간 배제와 함께 논의되어야 하고 아울러 부모와 함께 동반하는 어린이의 무임승차도 함께 논의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당면 두가지 문제, 저 출산과 고령화사회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종주국 런던의 사례는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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