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품은 오리온…식품가, '바이오' 보폭 넓히다
상태바
'레고켐' 품은 오리온…식품가, '바이오' 보폭 넓히다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4년 01월 22일 07시 52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품산업, 성장 한계 '봉착'…미래 수익원으로 바이오 '낙점'
장기적이고 막대한 R&D 비용 부담…성과 이어질지도 '미지수'
업계 "당장의 성과보다 새 수익원 키우기 기반 다져가는 단계"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식품기업들이 미래 신사업으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식품산업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자 성장성이 큰 바이오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바이오 사업은 연구·개발(R&D)에 장기적인 투자가 불가피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식품기업들이 이를 감내하고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최근 오리온은 55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의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되면 오리온은 레고켐을 계열사로 편입한다.

레고켐은 2005년 설립해 ADC기술 및 합성신약 분야에 차별적인 R&D 역량을 보유한 제약사다. 현재 독자 연구개발한 차세대 ADC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ADC 분야에서 총 4개의 파이프라인이 임상 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향후 5년 내 추가로 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 5개 확보가 목표다. 오리온은 최대주주로서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오리온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제약 기업을 인수, 바이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2020년 중국 산동루캉하오리요우와 합자계약을 체결하며 바이오 사업을 추진해왔다. 중국에서는 현재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며 900억원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2년 하이센스바이오와 협력해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에 들어갔다.
 
오리온은 이번 레고켐 지분인수를 통해 ADC 항암 치료제 시장에도 한 발을 내딛게 됐으며,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경쟁사들도 앞다퉈 바이오 사업 확대에 나서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과 식품조미소재 등 그린바이오를 주력으로 하면서 생분해 플라스틱 등의 화이트 바이오,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사업 등 레드 바이오 사업까지 업황을 넓히고 있다. 3대 바이오 분야 모두 미래 성장엔진으로 확보대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대상그룹 역시 일찌감치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대상홀딩스를 비롯한 계열사를 통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대상셀진을 설립하고 의료용 신소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항진균제 신약 개발 기업 앰틱스바이오와 총 75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항노화 시장 공략을 통한 레드바이오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식품기업들이 의욕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지점도 존재한다. 바이오사업의 특성상 R&D를 위한 막대한 투자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돼야 하지만, 이러한 투자가 반드시 성공해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레고켐 지분 인수 발표 직후 오리온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7.51% 하락한 9만6600원으로 마감하며 우려를 한몸에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는 막대한 투자가 필수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본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기업들도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아직까지 미래의 새 수익원으로 키우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단계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