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의 IT밸리] 통신 3사 '탈통신'도 좋지만…'본업' 충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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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의 IT밸리] 통신 3사 '탈통신'도 좋지만…'본업' 충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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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최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를 관통하는 단어는 '인공지능(AI)'이다. '탈통신' 전략에 드라이브를 거는 통신 3사는 AI를 활용해 수익 다각화를 꾀한다. '초거대 AI', 'AI 콘택트 센터(AICC)' 등의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통신 3사의 이 같은 탈통신 전략은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세 둔화 등이 원인이다. 휴대전화 서비스만으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5G 회선 수는 3179만5052개로 지난 8월 대비 0.9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3월 이후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되더니 9월 들어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통상 5G는 4세대 이동통신(LTE) 보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아 수익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 5G 가입자 감소는 수익을 내는 데 어려운 요소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이유로 '본업'을 등한시해도 되는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통신사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본업보다는 부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는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통신사들은 AI 사업 확대 등을 이유로 비(非)통신 영역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있지만, 통신 서비스 이용자의 편익 증대를 위한 지출은 줄이고 있다.

일례로 SK텔레콤은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2023년) 12%에서 향후 5년(2024~2028년) 동안 33%로 약 3배로 늘리기로 했다.

KT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통신 3사는 가입자망, 기간망, 기업통신 등을 위한 설비투자비용(CAPEX)은 줄이는 추세다.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CAPEX는 1조5740억원으로 1년간 35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들 통신사는 5G 상용화 첫해이던 2019년 이후 매해 CAPEX를 축소하고 있다. 실제 3사 합산 CAPEX는 2019년 9조5950억원에서 2020년 8조2762억원, 2021년 8조2006억원, 2022년 8조1410억원까지 줄었다. 3년 만에 15% 이상 급감했다.

업계 일각선 서비스 상용화 이후 시장이 성숙하면서 CAPEX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5G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CAPEX를 줄이고 있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올 초 발표한 '2022년 통신분쟁조정사례집'에 따르면 통신 분쟁 사례 중 다수가 5G 통화 품질 및 속도 불량에서 비롯됐다.

통신 3사의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도 낮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발표한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를 보면 2021년 기준 소비자들의 5G 만족도는 23%에 불과했다. 2020년과 비교해 7%p 낮은 수치다. 불만족한 소비자의 55%는 'LTE와 비슷한 속도'를 이유로 꼽았다.

아울러 5G 요금 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20%로 낮게 조사됐다. LTE와 비교해 속도 차이도 별로 없는데 LTE 대비 비싸기까지 한 5G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업 입장에서 수익을 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업 다각화 전략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통신사들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AI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통신사의 근간은 '통신업'이다. 통신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소비자'가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업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신사업을 발굴했다 해도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탈통신도 중요하지만, 결국 통신사에게 있어 본업은 통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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