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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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 이지영 기자 ljy@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0월 26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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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사진=이지영 기자)

컨슈머타임스=이지영 기자 | 우리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 25%'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동남아 3대 법인에 내년 상반기 중 5억 달러를 증자할 계획이다.

또한 방산 수출의 유럽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폴란드에는 내년까지 지점을 설치해 'K-방산 교두보'를 확보할 계획도 갖고 있다.

25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윤석모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을 만나 우리은행의 글로벌 중장기 사업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Q. 우리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과 현재 성과가 궁금합니다.

== 우리은행은 지난 1968년 시중은행 최초로 동경지점을 개설한 후 올해 해외진출 55년째를 맞았습니다. 2023년 9월말 현재 24개국 466개 글로벌 영업망을 구축해 국내은행 중 가장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용 중입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부문은 2022년말 총자산 348억 달러, 당기순이익 3.4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총자산 9%, 당기순이익 23%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Q. 글로벌 성장을 위한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글로벌 성장전략 핵심은 자체성장과 M&A로 꼽고 있습니다. 진출 국가 현황에 맞게 자체적 성장전략을 추구하거나 진출 후 현지 금융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단계 소규모법인 인수 등 소액투자로 시장에 신규 진출 △2단계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 축적 및 M&A 등을 통해 성장 발판 구축 △3단계 현지 리딩뱅크 대열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법적 규제나 금융환경이 국내와 완전히 상이한 해외시장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같은 성장전략이 적중했던 지역은 동남아 시장으로 그 중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은 지난 3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성장률 32%라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글로벌 전체 순이익 중 3대 법인 비중도 2019년도 35%에서 2022년 43%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번에 동남아를 두 번째 기회로 삼아 오는 2030년까지 은행 전체 손익 중 글로벌 비중을 25%로 설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 7월에는 동남아 법인들의 빠른 성장세를 지원하기 위해 본부에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해 현미경적 관리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동남아 3대 법인의 빠른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이들 법인에 대한 증자도 적극 검토 중입니다.

Q. 우리은행이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이전의 성공사례로 삼는 것이 있다면요.

== 우리은행의 글로벌 진출 성공사례를 꼽으라면 단연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입니다. 1992년 인도네시아 진출 이후 기업금융 위주 영업을 해오던 우리은행법인은 2014년 현지 리테일 전문은행인 소다라은행을 합병해 '우리소다라은행'으로 재출범했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현지화에 나서 합병 당시와 비교해 현재 자산은 2배, 순이익은 4배 증가했습니다. 최근 수마트라섬에 160번째 지점인 페칸바루지점을 개설하면서 2023년 10월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에 160개 지점, 임직원 1660명(본국직원 9명, 현지직원 1651명), 고객수 93만명을 보유한 한국계 1위, 전체 20위권 중형은행으로 성장했습니다.

성공 비결은 개인대출에 특화된 현지 은행을 타깃으로 한 M&A 성공, 우리소다라은행의 기업여신 비중 50% 이내로 관리, 현지기업과 한국계기업의 자산비중 50:50으로 균형, 2대 주주인 현지 메드코그룹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리소다라은행의 목표는 향후 10년 내 현지 Top10 은행 진입입니다. 최근 급성장세인 자동차할부금융진출, 기업금융전문인력 강화, 대출전용 어플 운용도 준비 중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증권과 보험업에 진출해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우리소다라은행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Q. 차기 거점으로 폴란드와 중동 지역을 선택했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있을까요?

== 지난 2017년 1월 폴란드 남서부 공업도시 카토비체에 폴란드사무소를 개설했습니다. 폴란드 수도가 아닌 카토비체를 선택한 이유는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 현지법인이 다수 그곳에 포진하고 있으며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독일, 우크라이나 등과 인접한 산업 중심지이기 때문입니다. 폴란드사무소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자금조달과 중계서비스 등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최근 폴란드를 둘러싼 안보 현안, 우크라이나 재건 등으로 폴란드의 지정학적 위치가 주목받으면서 한국기업의 폴란드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폴란드는 K-방산의 전초기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이후 한국기업의 무기 수출계약이 연이어 성사되고 있어 이를 기회로 삼고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시켜 국내기업의 무기 수출의 확대에 따른 현지 금융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입니다. 승격되면 폴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등급과 여신한도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어 한국기업에 보다 원활한 금융지원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중동 지역의 경우에도 또다시 초대형 개발 열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서울시 크기의 43배, 사업 규모만 전체 5000억 달러에 이르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250억 달러 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문에 네옴시티 건설 등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금융시장에서 우리금융그룹이 은행과 벤처파트너스의 두 날개를 내세워 '제2의 중동 특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글로벌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에 대한 해답이 있다면요.

== 지난 55년간 글로벌 진출은 크고 작은 리스크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가 없이는 해외진출은 없다'를 글로벌 사업의 철칙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때문에 첫째로, 국외점포 통합 관리감독체계를 중요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것이 글로벌그룹반의 역할이었다면 현재는 리스크 관리, 여신지원, 자금시장, 정보보호, 검사, 준법감시 등 본부 내 거의 모든 그룹이 글로벌 영업을 함께 관리감독하는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국외점포 현장감사도 예전과 달리 본부 검사역, 심사역, 리스크매니저 등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매트릭스 구조로 촘촘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24시간 365일 부실징후 대출 전수점검 제도를 운용 중입니다. 1백만 달러 이상 대출 중 부실징후를 포착하는 전산 체크리스트를 가동해 본부와 영업점에 해당 대출을 점검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사후약방문식 부실 관리가 아닌 선제적 채무조정프로그램 또는 채권회수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셋째로, 글로벌심사역 제도가 안착되었습니다. 일정금액 이하 국외여신 승인권한을 한국 본점이 아닌 해외 거점 주재 글로벌심사역에 부여했습니다. 책상머리 심사가 아닌 발로 뛰는 현장심사를 통해 현지 고객과 금융환경을 파악하고 심사의 정확성, 신속성을 개선했습니다.

Q. 해외 사업 확장 등에 있어 그밖에 향후 계획은.

==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 우리캐피탈 등에서도 해외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이미 진출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남아 시장을 주 타깃으로 삼고 현지인들의 재산1호인 자동차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해 현지 소형 금융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해 성장시킬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카드는 이러한 전략에 따라 2016년 미얀마 소액대출 전문금융사를 설립했으며 2022년에는 인도네시아 자동차할부금융 전문금융사를 인수해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우리은행이 고객기반을 구축한 베트남, 캄보디아를 차기진출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고 자동차할부금융과 소액대출을 중심으로 적절히 탐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중으로 진출이 가시화될 전망입니다.

우리캐피탈의 해외진출 1호 국가는 인도가 유력한데 인도시장 역시 우리은행이 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주요 거점에 점포를 운영 중으로 내년 하반기 인도 내 유력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우리은행 윤석모 글로벌그룹장은?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은 오산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우리은행 홍콩지점 부지점장을 맡았고 이후 2009년까지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단 부부장, 2013년까지 우리금융지주 경영혁신실 부장 등을 거쳤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은행 법조타운금융센터 금융센터장을 맡았고 2022년까지 우리웰스뱅크필리핀 부법인장을 역임한 후 현재까지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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