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블리자드 '와우 클래식 하드코어' 화병에 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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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블리자드 '와우 클래식 하드코어' 화병에 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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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몸과 마음은 따로 놀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식지 않은 기자의 솔직 담백한 리뷰를 시작한다. 공대장의 윽박도 발열에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기도 용광로 같은 마음만큼은 막을 수 없다. 학창 시절 담벼락을 넘어 몰래 친구들과 즐기던 고전 게임부터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최신 게임까지 연령·장르 불문 모든 게임에 덤벼들 예정이다. 좋고 나쁨이 분명한 시선에 포커스를 맞춰본다. <편집자주>

출시 19년 차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의 인기가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악재를 겪은 블리자드가 지난달 25일 와우 클래식 하드코어 서버를 정식 출시했다. 이 서버에선 한번 죽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컨셉으로 론칭했는데 유저들이 대거 유입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 영숙이 던진 명대사 "경각심을 가지세요"라는 한 마디가 이 게임을 소개하는데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기자의 원래 계획은 호기롭게 60레벨을 찍고 리뷰를 작성하려고 했지만, 시간은 계속 흘렀고 몇 주가 지나버렸다. 가관인 것은 다시 원점인 1레벨이 됐다. 눈 뜨고 일어나면 '엘윈숲'이고 화병을 얻었다. 일명 '킹미굴'이라 불리는 저레벨 '개미굴' 광산만 가더라도 어렵지 않게 유명을 달리하는 플레어들을 쉽게 마주한다. 자신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싶다면 이 게임을 적극 추천한다.   

2004년 와우가 출시됐을 때 19세 이상 게임 등급이었고 성인이 된 기자는 대학 시절 대부분을 이 게임과 함께 했다. "가장 잘하는 게임이 뭐냐"고 물으면 고민 없이 "와우"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하드코어를 하고 깨달았다. '경솔했다' 그만큼 어렵고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 인던의 경우 타인의 실수로 인해 또 개인적으론 어처구니없이 낙사하는 변수도 허다하다. '아차'하는 순간 유령이 되기 때문에 매 순간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당시 어린 마음에 애교부리며 고레벨 유저들에게 구걸하기도 했는데 20년이 지나서도 자존심을 버리고 간절하게 애원하게 된다.  

하드코어는 이러한 이유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당시 20~30대였던 게이머들은 30~50대가 돼 대거 복귀했다. 그런 말이 있다. "와우는 접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는 것일 뿐이다" 오랫동안 동면에 들었던 아재들은 멀록(게임 속 몬스터)처럼 깨어나 해맑게 달렸고 장렬하게 전사해도 다시 나타나길 반복했다. 죽으면 외마디 비명과 함께 "안 할 거야"라고 말하지만 이내 오기로 접속하게 만드는 중독성이 이 게임의 최대 매력이다.     

무작정 하기보다 전략이 필요하다. 창고 캐릭터를 만들어 틈틈이 우편으로 중요 아이템이나 골드를 보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저레벨 인던은 플레이가 미숙한 게이머들이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줄파락 등 어느 정도 레벨이 차고 가는 인던의 경우 실력으로 살아남은 검증된 플레어들이기에 비교적 원활하게 인던을 돌 수 있다. 이전까지는 무두질 등 비교적 쉽게 골드를 마련할 수 있는 수집 활동으로 골드를 모아 경매장을 이용하는 방법을 권한다. 또한 솔로 플레이를 즐기기보다 퀘스트를 하더라도 2인 이상 파티를 맺으면 그만큼 생존확률도 올라간다.

단점은 변화가 없다. 와우 클래식이라는 타이틀답게 19년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일부 유저는 지루함이 빨리 찾아온다고도 한다. 또한 최근 게임에선 어울리지 않게 느린 템포에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게이머들을 움츠러들게 하는 게임이 또 있나 싶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다. 시간 투자가 필요한 게임이라 이 기간 즐기기 좋은 게임이기에 과감하게 추천하고 싶다.

유저들은 말한다. "이번 추석은 캐릭터로 제사 지내겠다" 가벼워 보이는 말로 보이지만 우스갯소리로 치부할 순 없다.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크게 공감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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