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이차전지 광풍…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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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이차전지 광풍…이대로 괜찮나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8월 30일 0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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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특정 회사가 이차전지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만 하면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가 시작됩니다. 기업 가치나 성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한 취재원은 이차전지주에 대한 투자 광풍을 이렇게 표현했다. 주식시장에서 테마주 쏠림 현상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테마주 광풍은 증시의 조정 국면이 길어지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테마주 쏠림현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광풍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나노물질인 맥신 테마가 등장했고 양자컴퓨터 테마주도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특히 이차전지주에 대한 열기는 점점 과해져 과거 바이오주 쏠림현상을 넘어섰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전체 거래대금 50% 가량을 이차전지 관련 업종이 담당할 정도니 말이다. 하루 만에 수십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도 동반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다. 올해 빚투 규모는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수급이 이동하는 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가장 큰 포스코 지주회사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앨엔에프 등은 모두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다.

회전율도 급증하는 추세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거래량을 상장 주식 수로 나눈 것으로 해당 기간 1주당 주주 손바뀜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이 달 회전율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은 테마주였다. 회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2000%가 넘었다. 주주가 20번이나 바뀌었다는 뜻이다. 평균 회전율(35%)의 60배가 넘는 수치다.

이들 테마주는 상승 원인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감 만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는 과열 현상을 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급격한 주가 상승 이후에는 가혹한 조정장세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테마주 과열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실적 개선과 투자할 만한 기업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한 번의 거래로 큰돈을 만지려는 욕구가 주식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나는 제때 매도하고 빠질 수 있다는 한탕주의 심리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회사가 신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있는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했는지에 대한 검증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주식투자는 타이밍이라고 한다. 하지만 급변동하는 장세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은 자신감을 넘어선 자만이다. 고수익의 이면에는 고위험이 뒤따른다. 주식은 손실을 본 뒤 매도하는 상황까지 생각해 봐야 한다.

8월은 가히 '테마주의 달'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투자한 돈을 수익과 함께 빨리 회수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망이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투자가 아닌 투기 심리가 생기곤 한다.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고민없이 '묻지마' 식으로 매수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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