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영국은 스포츠 강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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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영국은 스포츠 강국일까?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7월 25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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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7월은 두 개의 큰 대회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윔블던 테니스 대회와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이다. 윔블던이나 브리티시 오픈으로 불리우기도 하지만 더 챔피온쉽, 디 오픈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골프나 테니스는 영국이 그 발상지다. 그래서 대회 이름도 종주국 영국의 자부심이 느껴지는 명칭이다.

지난 주 인터넷에서 꽤 재미있는 두 가지 주장을 보았다. 하나는 영국은 종주국이면서도 왜 스포츠 강국이 아니냐 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었고 또 하나는 영국은 어떻게 여러 종목에서 스포츠 강국일까? 라는 화두였다. 같은 나라 영국을 놓고 평가가 정 반대인 것이 흥미로웠다.

영국이 스포츠 강국이 아니라고 하는 주장하시는 분은 한국에 계시는 분이었다. 종주국임에도 골프, 테니스에서 탑클래스의 선수를 배출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하고 축구나 럭비에서도 최강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경쟁에 익숙하고 2등에게 박수치는 것에 인색한 예전의 한국적 정서가 반영된 듯 했다.

영국이 전반적으로 스포츠 강국이라고 평가하는 분은 영국에 계신 분이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 면도 있지만 영국이 확실히 여러 면에서 스포츠 강국이다. 물론 최강인 종목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종주국이지만 축구도 최강이라고 볼 수 없고, 골프나 테니스도 마찬가지다.

윔블던과 디 오픈은 종주국인 영국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이지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국인을 본 것은 아주 오래 전 일이다. 그래도 영국을 골프와 테니스에서 약체라고 평가할 수는 없고, 축구에 있어서 영국을 강호가 아니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단지 우승을 못할 뿐이다. 1등을 못하면 강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국식 평가보다는 여러 스포츠를 많이 경험하게 하는 영국식 환경이 더 좋다고 생각 된다.

영국의 학교에서는 계절별로 럭비, 하키, 크리켓 등을 두루두루 접하게 한다. 아무리 럭비를 잘 하는 학생이라도 하키와 크리켓 수업을 빠질 수는 없다. 같은 종목에서도 팀을 4-5 등급으로 나누어서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즐길 수 있게 배려한다. 책상의 교과 과목과 비교해 시간적 비중이 한국보다 월등하게 많다. 일반 학생들에게는 최소량의 운동시간만 허용하고 일부 특기생의 엘리트 체육에만 집중하는 한국과는 그 시스템이 근본부터 차이가 난다.

모든 일을 하나의 원인으로 파악할 수는 없겠지만, 학교폭력 문제 그리고 학생들의 폭력에 의한 교권침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한국에 비하여 학교폭력 문제가 거의 없고 교권침해라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영국의 현실은 학교생활에서 다양한 생활체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엘리트 체육 없이도,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체육기회 만으로 어느정도 스포츠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영국이야 말로 진정한 스포츠 강국이라고 생각한다.

약물과 집체교육으로 스포츠 강국이 된 일부 공산국가들을 진정한 스포츠 강국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우리도 엘리트 체육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스포츠 강국이 될 수 있다. 금메달을 많이 따야 스포츠 강국인 것은 아니다. 어디서부터 바꿔야 할지 상당히 난감한 일이다. 생각과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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