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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어린 시절 '김찬삼의 세계일주무전여행기'를 보며 자란 저자는 30대에 미국 LA에서 5년여, 런던에서 2년여 동안 주재원으로 일하며 여행의 참맛을 깨달았고, 이후 오랜 시간 미국 서부를 자동차로 달렸다. 이 책에는 어느 식당 창가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 아침식사를 하면서 점심도시락을 사야 할 동네, 차로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 한 지역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 필요한 시간 배분 등 다년간 미국 서부를 여행한 경험 속에서 저자 특유의 꼼꼼함으로 찾아낸 여행 팁이 디테일하게 담겨 있다.
특히 책에 실린 사진들에 눈길이 간다. 저자는 글쓰기만큼 오랜 시간을 사진을 고르는 데 썼다. 숙소에서 바라본 산의 모습, 톱니 모양의 설산이 보이는 장면, 물살의 장대함이 느껴지는 강, 계절 꽃이 만발한 식물원, 다운타운의 상징물이 담긴 모습, 유명한 바의 저녁 풍경 등 그가 심사숙고해 고른 풍경들은 책장과 책장 사이 곳곳에서 펼쳐지며 독자를 잠깐씩 그 풍경 속으로 옮겨 놓는다.
열심히 살아온 사회인이자 한 가족의 가장, 그리고 황혼기에 접어든 인생 선배가 정성스레 한 줄씩 적어 내린 이야기 속에는 그의 인생도 녹아 있다. 저자가 걸어온 긴 여정만큼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그가 살아온 세월만큼 쌓인 경험과 지혜도 행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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