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의 IT밸리] '중꺾마' 전자랜드에 보내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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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의 IT밸리] '중꺾마' 전자랜드에 보내는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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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2022년 하반기 대한민국을 강타한 단어는 '중꺾마'였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장의 줄인 말이다. 최약체로 꼽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역전승으로 16강행이 확정된 뒤 널리 퍼졌다.

대표팀은 16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브라질을 만나 1-4로 완패했지만, 국민들 모두 꺾이지 않고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중꺾마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올해 이 말이 누구보다 필요한건 가전양판업계가 아닐까 싶다.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가전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며 가전제품을 유통하는 가전양판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전 제조사들도 힘들지만, 특히 이들의 한숨 소리가 짙다.

최대 고객인 신혼부부가 줄어든 것이 이들의 어려움을 가중 시킨 요소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2014년 30만여건에 달하던 연간 혼인건수는 지난해 19만1690건으로 곤두박질쳤다. 자연스레 가전양판점을 향한 신혼부부의 발길도 뚝 끊겼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전양판점 전자랜드(대표이사 김찬수)의 최근 행보가 눈길을 끈다.

전자랜드는 지난 11일 가전 유통사 내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배달의민족 '배민스토어'에 공식 입점했다.

소비자들이 가전제품도 떡볶이나, 치킨 등처럼 언제 어디서나 받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 골자다. 공기청정기, 전기레인지 등 중형 가전과 스마트워치, 태블릿PC 등 소형 IT 가전까지 29개 품목의 193개의 모델을 배민스토어에서 판매한다. 향후 5개인 입점 매장 개수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본격화된 일상 회복 기조에 따라 고객들을 오프라인 점포로 이끌기 위해 '유료 회원제' 매장 오픈이라는 승부수도 던졌다. 이 역시 가전양판점 최초 사례다. 'LAND500'이라 불리는 유료 회원제 매장은 전자랜드가 엄선한 가전제품 베스트모델 및 휴지, 세제 등의 생활용품을 포함한 500가지 상품을 파격적인 혜택으로 판매하는 공간이다. 유료 회원제인 LAND500 CLUB 가입 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식이다.

전자랜드의 이 모든 사업은 지난 2년간 마주한 '실적 충격'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영업손실 109억원을 기록하며 그 누구보다 혹독한 한파를 겪었다. 2021년 9년 만에 적자 전환한데 이어 적자 폭이 커진 상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실패하더라도 무엇이든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배민스토어 입점의 성공은 결국 얼마나 빠르고 파손 없이 가전제품을 안전하게 배송하느냐에 달렸다. 유료 회원제 매장을 통해 소비자를 충성 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해선 매월 지불하기에 부담 없을 적정 가격을 책정하면서, 제시하는 경험이 돈값 이상을 하는 것이 관건이다.

보통 사업의 흥망성쇠는 3개월 안에 판가름 난다. 이 사업들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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