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킹 찰스의 코로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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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킹 찰스의 코로네이션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5월 02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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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슷한 단어만 들어도 거부감이 든다. 그러나 코로나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왕관 이라는 뜻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기가 왕관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코로네이션은 대관식 이라는 의미이다. 다가오는 5월 6일은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계승한 찰스 왕세자 아니 이제 킹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있다. 그래서 요즘 영국에서는 어디를 가나 코로네이션 장식으로 물들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서거한 지는 한참 되었지만 영국은 전통적으로 사망 후 애도기간을 길게 갖는 관습이 있다. 이제 비로소 엘리자베스 여왕을 보내고 새로운 킹 찰스를 맞이할 준비가 된 것이다. 참고로 영국은 일반인들도 장례기간을 일주일 이상 길게 가져가는 편이다.

1953년에 열렸던 엘리자베스 여왕의 대관식은 당대 최고의 국가였던 영국의 위상에 맞게 엄청난 규모로 치뤄 졌다. 그러나 이번 찰스의 대관식은 (찰스가 인기가 없기도 하지만) 영국 및 세계 경제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대폭 축소하여 치뤄질 예정이다.

킹 찰스의 코로네이션에는 참석자 한 명과 불참자 한 명이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의 빅2로 평가 받는 미국과 중국의 참석자 이야기 이다. 이슈가 되는 불참자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다. 70년만에 열리는 대관식이니 만큼 영국은 당연히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해 주길 원했다. 그러나 미국은 전례가 없다는 모호한 이유로 참석을 거부했다.

사실 미국 건국 당시는 영국과 미국은 서로 전쟁을 하는 적대국이어서 참석 자체를 논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러다 빅토리아 여왕시절 사이가 좋아졌지만 당시 워싱턴에서 런던을 온다는 것은 며칠이 걸리는 대 장정이었다. 지금처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올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문제가 될 만한 불참은 가장 최근인 70년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이었지만 당시 아이젠하워대통령은 1953년 한국전쟁이 한창 중인 전시였기에 한가로이 대관식에 참석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기에 이번에는 전례를 깨고 새로운 전통을 만들기 위해 미국 대통령이 참석해 주기를 원했지만 미국측의 거부로 영국인들이 심기가 불편에 졌다.

일부 영국인은 바이든이 아일랜드 계이기에 불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일랜드계는 영국 왕실에 적대감이 깊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진짜 그 이유일지는 의문이다. 그보다 더 영국인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중국 참석자다.

중국은 부주석을 파견하기로 했다. 6명의 부주석 중 한명인 한정 부주석이 참석한다. 그런데 한정은 영국과 중국 사이 관계의 상징물인 홍콩 탄압을 주도한 인물이다. 영국입장에서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영국을 무시하기 위하여 한정 부주석을 파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고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다.

미 중갈등은 점점 첨예화 되어 가고 있고 다른 유럽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은 중국을 적대적으로 돌리는 데에 미온적인 반면 영국은 같은 앵글로 색슨 계열인 호주와 더불어 반중 가도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순순히 당하고만 있을 입장이 아니었기에 코로네이션 참석자 선정도 이를 반영하여 결정 한 것으로 보인다.

대관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다. 영국은 국교가 성공회 이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성공회 성당이다. 영어로는 Westminster Abbey라고 하는데 바로 근처에 카톨릭 성당인 웨스트민스터 성당(Westminster Cathedral)이 있으므로 구별해야 한다.

성공회 신자의 말에 따르면 사원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고 수도원이나 성당으로 불리길 원한다고 한다. 역대 대관식을 보면 사건 사고가 많았다. 대관식에 사건 사고가 많을 수록 평안한 왕조가 되었다고 한다. 비 오는 날 이사가면 잘산다는 속설과 비슷한 것 같다. 5월 6일 찰스의 대관식은 TV로 생중계 된다고 하니 어떤 광경이 벌어질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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