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에 메타버스 입은 '본디'…망망대해 속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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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에 메타버스 입은 '본디'…망망대해 속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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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션 더해 생동감 넘치는 의사소통 가능
단조로운 기능·개인정보 침해 논란 등 단점도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본디 몰라요? 요즘 되게 핫한 앱이니까 한번 해보세요."

얼마 전 점심 식사 이후 직장 동료로부터 핀잔 아닌 핀잔을 들었다. 2030세대들 사이에서 핫한 '본디(Bondee)'도 모르냐는 이유에서였다.

본디가 2030세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본디, 도대체 그게 뭔디"라는 생각으로 확인해 보니 '메타버스'를 활용한 플랫폼이었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5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고,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요즘 뜨는 앱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기자는 본디의 인기에 기여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궁금해 지난 20일부터 앱을 설치해 약 5일간 직접 체험해봤다.

본디는 2000년대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싸이월드'를 닮아 있었다. 싸이월드 '미니미'를 떠올리게 하는 아바타부터, 미니룸을 꾸미느라 수많은 도토리를 구매했던 경험을 소환시키는 '스페이스'까지 추억 여행에 빠지게 만든다. 나아가 3차원 가상세계 속에서 직접 체험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혹자의 말처럼 '싸이월드 메타버스 버전'이라고 불리기에 충분했다.

본디 속 내 캐릭터와 스페이스.

앱 설치 후 첫 화면을 지나면 아바타 꾸미기가 시작된다. 흔히 아바타는 '나를 닮은 사람' 혹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상징한다고 한다. 곧 찾아올 봄을 떠올리며 화사한 느낌의 아바타를 생성했다.

이후 내 아바타가 머무를 스페이스를 꾸몄다. 벽지와 장판을 정하고 가구와 소품을 넣는다. 배경음악(BGM)도 깔 수 있고 사진들을 액자에 등록해 걸어둘 수도 있다. 진짜 '내 방'을 인테리어 하는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본디 안에서 친구와 대화하는 모습.

여기까지는 싸이월드와 비슷했다. 다른 점은 친구들과의 의사소통 방식이었다. 싸이월드는 보통 방명록, 일촌평 등으로 일촌을 맺은 친구들과 소식을 전했다. 본디는 친구를 맺은 이와 텍스트만 오고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션 등을 활용해 내 기분을 표현하고 대화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었다. 마치 친구가 내 옆에 있다는 느낌을 선사해 생동감 넘치는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실제 지난 5일간 본디를 모른다고 핀잔을 줬던 직장 동료와 가상 속에서 이야기꽃을 피워본 결과 기존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보다 서로의 고민, 관심사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데 수월했다.

플로팅 기능을 통해 내 아바타가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본디의 매력 요소에서 '플로팅'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플로팅은 이용자가 바다에서 배를 타고 돌아다니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콘텐츠다.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하기도 하고 여러 유저들이 쪽지를 담아 떠내려 보낸 해류병을 줍기도 한다. 반대로 내가 해류병을 던져 다른 이용자와 소통도 가능하다.

굳이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플로팅을 통해 마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항해하는 과정에서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지친 일상 속 작은 힐링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여겨지던 여러 기능들이 3일 정도 사용해보니 단조롭게 느껴졌다. 캐릭터나 공간 꾸미기에 익숙하지 않은 4050세대나 고령층이 피로감을 느낄만한 요소도 다분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친구 수가 최대 50명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다가왔다.

본디 제작사인 싱가포르 스타트업 '메타드림'이 중국 메타버스 앱 '젤리' IP를 인수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일부 유저들의 불안 요소다. '젤리'는 과거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있던 앱이다. 본디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이나 도용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다만 이같은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본디는 충분히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싸이월드 파도타기로 하루를 마무리했던 세대들이라면 한 번쯤 사용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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