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반복되는 증권사 전산사고…당국 가이드라인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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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정의 증권톡] 반복되는 증권사 전산사고…당국 가이드라인 '절실'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2월 03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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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팔린 주식이 또 팔렸다. 일주일 전 미래에셋증권에서 7억원이 중복 매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 매도한 주식이 이튿날 여전히 잔고에 남아있는 것으로 표기돼 실제 매도까지 체결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없는 주식을 파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단순한 전산 오류 사고로 지나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자체는 합법이지만 없는 주식을 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 공매도로 분류된다.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으로 규정돼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와 수탁 증권사 모두 1년 이상의 징역과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주문금액의 최대 100%까지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에서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접속 및 주식 거래가 지연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내부 시스템 오류로 인해 접속장애 및 이체, 해외주식 매매거래 시스템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저녁 늦은 시간에 발생한 접속지연 사태로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특히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연초 이후 벌써 두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증권사들의 전산오류 사고는 올해뿐만이 아니다. 해마다 반복돼 왔으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에 대한 소비자 민원은 급증, 전년 대비 59.7% 증가한 7198건에 달했다.

증권사들은 반복되는 사고에 부랴부랴 전산운용비를 늘렸다.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산운용비는 전년보다 17%나 늘었다. 하지만 전산사고는 여전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들어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많아졌는데 문제가 장기화 됐을 경우 증권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어 우려된다.

주식 매매는 전산화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관리된다. 하지만 유지 보수나 호가 단위 변경 등 일부 과정에서 인력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또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MTS로 인한 사태의 경우 서버를 증축해야 한다. 그간 증권사들은 막대한 비용과 서버 구축 공간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전산운용비를 늘린 만큼 자금을 투입해 빈번한 전산 장애를 해결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마련도 절실하다. 증권사들은 사고 발생 시 전화기록 등 증거를 남겨야 하고 매도 금액에 대해서만 보상해 주는 경우가 많다. 대체 주문을 하려고 해도 주문 폭주로 통화 연결이 지연되면 보상은 이뤄지지 않는다. 증권사와 투자자가 사고 발생 시 보상 기준에 대해 원하는 기준이 다른 만큼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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