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 '뉴럴 클라우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고장협의', 시끄러울 만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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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뉴럴 클라우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고장협의', 시끄러울 만했네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1월 25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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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임화면 캡처

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게임을 빼면 인생의 절반이 사라지고, 게임을 사기 위해 돈을 벌어왔다. 입시도, 입사도, 연애도, 결혼도 게임에 대한 열정만은 막지 못했다. 한 번 꽂히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고, 몰입했다가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새 접기도 한다. 다만, 지금까지 게임에 들인 돈, 시간, 노력, 그리고 게임에 대한 진정성만큼은 자신 있다. 그리고 직접 체험해본 그대로 솔직한 감상만 전할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약속한다. <편집자주>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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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본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의 모바일 게임 '소녀전선: 뉴럴 클라우드'가 지난 11일 새로운 콘텐츠인 '고장협의'를 개방했다.

고장협의는 개방 전부터 국내 유저 차별 논란부터 시작해 개방 지연 이슈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콘텐츠다. 게다가 버그로 예정보다 일찍 개방되면서 개방 초기 일부 보상 수령이 불가능한 '해프닝'도 잠시 벌어졌다. 그럼에도 현재 유저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도대체 어떤 콘텐츠기에 이렇게까지 시끄러울까? 문득 궁금해져 출시 초기 잠시 즐기다 앱 리스트 구석에 밀어뒀던 뉴럴 클라우드 계정을 다시 꺼내봤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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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 클라우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확률적으로 게임 케릭터를 얻을 수 있는 소위 '가챠'가 메인 BM(Business Model)인 게임이다. 보통 이런 게임의 경우 심한 과금 유도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뉴럴 클라우드는 서비스 시작 당시부터 지금까지 아주 가벼운 수준의 BM으로 '혜자(싼 가격에 퍼주는 행위를 의미하는 은어)' 소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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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캐릭터를 구하기도 쉽고 캐릭터가 강해지는 데 많은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 얻고 싶은 캐릭터가 있어 돈을 쓰더라도 '천장(일정 금액 이상의 비용을 지출했을 때 이를 일부 보전해주는 게임 시스템 요소)'이 낮아 부담되지 않고, 캐릭터 외형 변경에 신경 쓰지 않는 유저라면 돈을 아예 쓰지 않거나 월정액 정도만 구매해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 보면 유저 한 명이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넘게 쓰기도 하는 여타 가챠 게임보다 매출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뉴럴 클라우드는 지난달 월간 통합 매출 순위(1월 3일 기준)에서 종합 17위(구글 플레이 13위, 애플 앱스토어 24위)를 기록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 최근 불거졌던 부정적인 이슈들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유저들의 자발적인 과금을 유도할 일정 수준 이상의 게임성을 갖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도 뉴럴 클라우드의 게임성은 꽤 좋은 편이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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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장점은 전략성이다. 상대하는 몬스터나 맵의 환경에 맞춰 캐릭터를 어떻게 조합하고 배치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매판 전략을 고민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롤플레잉 기반 게임인 만큼 애정하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도 있다. BM과 연관성이 높은 마인드맵 파편을 제외하면 나머지 돌파 재료나 레벨업 재료도 게임 내에서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마인드맵 파편도 과금 효율이 높은 편이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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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이 기본 값인 모바일 게임 환경에 '로그라이크(특정 구간 동안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다양한 버프나 아이템이 축적되다가 보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초기화되는 구조)' 방식을 도입해 반복의 지루함을 덜어준 것도 장점이다. 로그라이크 기반이지만, 한 번 클리어하면 특정 루트를 지정해 자동 플레이도 할 수 있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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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일러스트도 수준급이다. 작화 디테일이 인상적인 캐릭터 디자인에 Live2D, 3D Model까지 지원하는 외형 변경을 더하면 눈이 즐겁다. 캐릭터와의 상호 작용은 최신 게임들에 비해 다소 아쉽지만, 캐릭터 설정과 대사, 음성에도 꽤 많은 노력을 기울인 태가 난다.

다만, 기본적으로 스테이지 하나를 클리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비교적 길고, 자동 플레이보다는 수동 플레이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일부 콘텐츠의 경우 자동 플레이를 하기 위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과정이 더 길 때도 있다. 서브 게임이나 '분재 게임(캐릭터 육성이나 플레이 시간은 최소화하고 캐릭터 감상을 주 플레이 목표로 하는 방치형 게임)'으로 캐주얼하게 즐기기에는 꽤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메인 게임으로 즐기기에는 아직 콘텐츠가 한정적인 편이다. 반복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요소가 많아도 반복만 하다보면 질리는 법이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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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은 유저들이 새로운 콘텐츠인 고장협의를 목메어 기다려왔다. 게다가 고장협의의 보상이 캐릭터 획득에 필요한 재화(석영)와 캐릭터 성장에 필수적인 재화(마인드맵 파편)라는 점도 유저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중국 서버에서만 이 콘텐츠가 개방됐을 때 국내 유저들의 반발이 컸던 것도 당연했다.

직접 해본 고장협의는 기존 게임 콘텐츠 중 명일방주의 '위기협약'과 비슷했다. 사용 캐릭터, 캐릭터의 성능, 맵의 환경 등에 제약을 걸어 클리어를 어렵게 하고, 클리어 시 높은 보상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보통 이미 기본 콘텐츠를 다 소진해 즐길 것이 많지 않은 하드 유저들을 위해 출시되는 콘텐츠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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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험해보니 '초급 프로토콜'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고급 프로토콜'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공략을 공부하거나 머리를 잘 써야 했다. 캐릭터 사용이 제한적인 만큼, 보유한 캐릭터 수도 중요했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는 물론, 다양한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할 이유가 필요한 유저들에게도 아주 만족스러운 콘텐츠 형태다. 그리고 보통 뉴럴 클라우드 유저들은 자동 플레이보다 전략적인 수동 플레이를 즐기는 성향을 갖고 있고, 캐릭터 수집욕이 큰 편이다. 즉, 너무 가지고 놀아서 지루해지기 전까지는 꽤 가지고 놀 만한 콘텐츠였다.

보상도 쏠쏠했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석영을 바로 주고, 그 과정에서 얻은 전용 재화로는 특정 캐릭터의 마인드맵 파편이나 원하는 캐릭터 성장 재화를 구매할 수 있다. 기존에 단점으로 꼽혔던 현질 외 부족한 마인드맵 파편 확보 루트를 새롭게 뚫은 것만으로도 꽤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진=게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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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즐겨본 뉴럴 클라우드의 재미는 그대로였다. 캐릭터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게임 플레이도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아니, 고장협의 개방으로 게임성은 한층 더 강화됐다. 하지만 로그라이크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봐도 아직은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이러한 아쉬움은 메인 스테이지가 계속 열리고, 이벤트가 추가되면 계속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냥 기다리기에는 세상에 재미있는 게임이 너무 많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있다. 취향을 저격당한 유저들에게는 이만한 '갓겜'이 없다는 점, 과금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금은 아쉬움을 느끼더라도 신규 업데이트 소식이 들려오면 잊지 않고 찾아와 다시 즐겨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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