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빈살만 왕세자와 할랄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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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빈살만 왕세자와 할랄식품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11월 24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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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이 시작 되었다. 물론 각 나라들의 경기 결과가 주목 되지만 경기 외적으로도 이야기 거리가 많다. 중동지역에서 처음 개최되는 월드컵 이기에 계절적으로 최초로 겨울에 열리게 된다. 겨울이라도 사막 지역은 여전히 덥기 때문에 관중석 뿐 아니라 운동장에도 에어컨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슈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 음주를 금지하는 것이 결정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원래 술이 금지된 나라다.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FIFA와 절충하여 경기가 열리는 날에만 경기장에서 허용하기로 했다가 이를 갑자기 바꾼 것이다. 월드컵의 메인 스폰서인 맥주회사 버드와이저는 황당해 할 만한 일이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율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되는 것과 허용되는 것을 구별하고 있는데 허용되는 것이 할랄이며 금지되는 것은 하람이다. 할랄은 허용되는 것의 총칭이며 음식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할랄 푸드라고 하면 비로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하람푸드의 대표적인 것이 술과 돼지고기 이다. 그리고 먹을 수 있는 소고기나 닭고기 심지어 물이라 하더라도 이슬람 율법대로 제조되어야 할랄 칭호를 받을 수 있다.

이슬람 신자들은 할랄 식품만 먹어야 하기에 그 수요가 높지만 엄격한 제조 방식으로 그 공급은 모자라는 편이다. 그래서 할랄 식품을 제조하는 것은 꽤 괜찮은 블루 오션 산업이다. 태국과 호주 뉴질랜드는 그 대표주자이다. 우리나라도 수출로 먹고 사는 제조업 국가이기에 할랄 식품 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강원도에서 할랄식품 제조단지를 만들려 했으나 종교단체의 반대로 실패했다. 전북 익산에 할랄 식품 클러스터를 조성하려 했으나 이 역시 종교단체의 반대로 지지부진 하다. 할랄 식품과 일부 과격 이슬람 세력을 연결시키는 것은 심각한 넌센스 이다. 할랄은 단지 재료와 조리법의 문제이지 테러나 포교와는 전혀 무관하다. 할랄 식품을 먹거나 만들면 테러가 늘고 이슬람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은 반박의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

불교국가인 태국과 정통 기독교 국가인 호주가 할랄 식품 강국인데 이 나라들이 이슬람화가 진행 되었을까? 할랄 식품은 다른 장점도 있다. 할랄 식품은 제조과정을 엄격하게 검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생적이다. 해외에서 정체불명을 음식을 먹을 때에는 할랄 마크가 붙은 음식을 선택하면 안전하다고 여긴다.

소나 닭을 도축할 때 반드시 인도적인 방법을 택한다. 우리나라는 무슬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이유 없는 적개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할랄 식품에도 막연히 그 두려움이 전이된다.

이번 빈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꽤 많은 교류와 성과가 있는 듯 하다. 당연히 할랄 음식을 먹어야 하기에 숙소인 롯데호텔은 조리질 전체를 빈살만 일행에게 비워 주었다. 윤석렬 대통령과의 식사 때에도 철저하게 할랄 음식을 대접했으며 빈살만도 만족했다고 한다. 이를 들은 국민들은 환영일색이다. 가난한 무슬림의 식사는 테러를 부르는 할랄이고 빈살만의 식사는 번영을 부르는 할랄인 것인가?

이번 빈살만 방한을 계기로 우리도 무슬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할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거두어야 한다. 우리도 할랄 식품 강국으로 거듭나서 무슬림 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블루 오션일 때 빨리 진입해야 한다.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은 할랄 가이즈가 파는 샌드위치다. 영국에서는 학교 급식을 할랄 식품으로 선정하는 곳이 많다. 전통 기독교 국가보다 다종교 국가인 우리가 할랄에 더 배타적일 필요가 없다. 그래도 맥주없는 월드컵은 좀 아쉽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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