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사태' 벼랑 끝에 몰린 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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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사태' 벼랑 끝에 몰린 가상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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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지훈 기자] 가상화폐 투자를 즐겼던 김모(경기도 수원·37)씨는 최근 코인 거래소에 예치된 돈을 모두 은행 계좌로 옮겼다.

김모 씨는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군데인 FTX에서 뱅크런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를 느꼈다"면서 "연쇄적으로 반응하며 한국 대형 거래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예치된 원화를 모두 뺐다"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2시 40분 기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2.84% 하락한 2409만4000원에, 같은 시간 빗썸에서는 전일 대비 2.33% 떨어진 2406만5000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과 더불어 거래가 이뤄지는 이더리움의 경우 업비트와 빗썸에서 각각 4.32%, 5.25% 급락한 175만1000원, 175만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이날 간밤에 뉴욕증시가 7% 이상 오르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7.9%)보다 낮은 7.7%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CPI는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같은 훈풍에 함께 편승하는 것이 가상화폐인데 코인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었다. FTX의 유동성 위기 사태가 터진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량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추락은 가상화폐 시장에 큰 후유증을 남겼다. 이번 사태를 우려한 이용자들의 '뱅크런'이 시작됐고 FTX에 예치된 모든 비트코인은 빠져나갔다. 지난 8일(현지시간) FTX에 예치된 비트코인은 2만개에 달했지만 단 하루 만에 1개만 남았고 결국 파산 신청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말이 돌 정도다. 한국발 '루나·테라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가상화폐 시장에 '코인판 리먼브러더스'라고 불리는 대규모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가상자산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악재로 작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빠른 시일 내 반전은 물론 얼마만큼 회복할지가 중요하다"면서 "가상자산 종목 대부분이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국 비트코인이 오르지 않으면 코인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것도 힘들다는 이야기다.

FTX 사태 후 국내 투자자 심리도 불안감에 얼어붙은 만큼 국내 대형거래소는 진화에 나섰다.

고팍스, 코빗, 코인원 등 3개 거래소는 FTX 발행 코인 FTT를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또한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5대 가상화폐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최근 해외 거래소 및 관계사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 전체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 여러분의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각 거래소에 맡겨 두신 투자자 여러분의 현금과 자산은 안전히 보관되고 있다"면서 "지급불능 사태로 이어지지 않으니 안심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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