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의 필립 브룩스와 일본 쿠리하마 알코올 센터의 아키라 요코하마는 동아시아인의 3분의 1이 효소 부족으로 음주시 얼굴이 빨개지는데 이들은 식도암 발병 위험이 크다고 23일 밝혔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얼굴이 약간 빨개지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소량의 술을 마셔도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사람들은 체내에서 알코올을 변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분해효소(ALDH2)가 부족하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DNA에 손상을 입히는 포름알데히드와 비슷한 물질로 바뀌는데 이 물질은 ALDH2의 작용으로 독성이 없는 다른 물질로 변화된다.
술을 마실 때 얼굴이 빨개지는 현상은 ALDH2 효소 생산을 관장하는 유전자가 변이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데 이 유전자 쌍이 모두 변이된 사람은 약간의 술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질 뿐 아니라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구토 증세까지 느껴 술을 잘 입에 대지 못한다.
이 유전자 쌍 가운데 1개만 변이된 사람은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지만 이를 견뎌낼 수 있는데 이들은 좀더 많은 술을 마실 수 있어 변이 유전자를 갖지 않은 사람보다 식도암에 걸릴 가능성이 6∼10배나 높다.
전 세계적으로 ALDH2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8%에 가까우며 이들이 음주를 자제하기만 해도 식도암 발병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이 연구는 결론 내렸다.
브룩스는 "사람들은 음주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식도암 발병 위험에 대한 경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데 우리는 이를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브룩스와 요코하마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퍼블릭 라이브러리 오브 사이언스(PloS)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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