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눈이 쌓여 있어도 등산화와 배낭, 자외선 차단제만 필요한 이들 누드 등산객들이 보수적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은행의 비밀주의로 유명한 스위스에서 스위스인과 외국인 누드 등산객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작년 9월에는 피터라는 이름의 젊은 누드 등산객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으나 스위스에 누드로 등산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없어 경찰은 그를 풀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누드 등산객의 증가는 다른 산악지역과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아펜젤 지역의 주민들에게 걱정을 가져오고 있다. 주민들은 아펜젤이 누드 등산의 성지처럼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누드 등산 애호가들에 의해 아펜젤이라는 이름이 온라인 블로그 등에 자주 올라오고 있다.
아펜젤은 스위스의 다른 지역들이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뒤 수십년이 지난 1990년까지도 여성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을 정도로 보수적인 곳이다.
주민들은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하는데 누드 등산객을 만나면 얼마나 당혹스러운지에 관해 불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는 물론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의 산악지역을 누비며 30년째 누드 등산을 즐겨온 콘라트 헤펜스트릭 씨는 산에서 만난 사람 중에 누드 등산 때문에 당혹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반기면서 오히려 춥지 않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드 등산을 하는 이유로 "자유 그 자체"며 정신적인 면이나 신체적면의 자유를 설명했다.
누드 등산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법률 전문가들도 있지만 아펜젤 당국은 관습과 품위를 거스르는 행위를 불법화함으로써 누드 등산을 금지하려 하고 있다.
아펜젤 사법당국은 법 위반자에게 17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이 4월26일 열릴 예정인 주민 총회에서 통과돼 시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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